[b11 현장] 무서운 '설사커' 돌풍… 경남, 안양 3-2로 잡고 K리그2 선두 등극

김태석 기자 2023. 4. 1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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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창원)

'설사커' 경남 FC의 돌풍이 거세다. 다섯 골을 주고받는 대격전 끝에 선두 FC 안양을 물리치며 K리그2 선두로 뛰어올랐다.

경남은 18일 저녁 7시 30분 창원 축구센터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3 8라운드 FC 안양전에서 3-2로 승리했다. 경남은 전반 29분 설현진, 후반 22분 안양 수비수 백동규, 후반 44분 안양 미드필더 김정현의 연이은 자책골에 힙입어 전반 21분 안드리고, 후반 15분 김정현의 득점을 앞세운 안양을 한 골 차로 물리치고 승리했다.

현재 K리그2 상위권을 다투는 팀들의 대결답게 초반부터 굉장히 치열했다. 전반 15분부터 본격적인 충돌이 벌어졌다. 전반 20분 안양 수비수 김형진이 날린 슛이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경남의 루키 미드필더 이찬욱의 팔에 맞으면서 0의 균형이 깨졌다. 1분 후 페널티키커로 나선 안드리고는 과감한 오른발 슛으로 가볍게 득점에 성공했다.

거듭해서 이어가던 클린 시트 연속 기록이 생각지도 못한 페널티킥 파울로 날아가버리자 경남이 파상공세를 퍼부으며 만회를 노렸다. 전반 25분 우측면에서 넘어온 미란징야의 프리킥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김영찬의 위력적 헤더슛이 터져나왔다. 안양 수문장 박성수의 놀라운 선방이 아니었다면 꼼짝 없이 당할 뻔했던 대단한 슛이었다.

경남은 4분 후 기어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좌측면에서 카스트로가 넘긴 크로스를 최전방 스트라이커 설현진이 헤더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2021시즌 데뷔 해 꾸준히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던 설현진은 이날 K리그 데뷔골이라는 기쁨을 맛봤다. 이후 경남은 전반 32분 미란징야의 우측 코너킥 이후 안양 수문장 박성수의 실책을 틈탄 김영찬이 오른발 강슛으로 역전골을 만들어내는 듯했으나, 애석하게도 이전 장면에서 미란징야의 코너킥이 골 라인을 넘어섰다는 판정 때문에 인정받지 못하는 불운을 맛봤다.

후반전에도 양 팀의 불꽃 튀는 대결이 이어졌다. 후반 초반 흐름을 잡은 건 경남이었다. 후반 11분 미란징야가 안양 진영 박스 왼쪽 공간에서 수비수 한 명을 달고 날린 왼발 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설기현 경남 감독은 1분 뒤 미란징야와 설현진을 빼고 글레이손과 원기종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주도권을 잡은 만큼 승기를 굳히겠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도리어 골을 만들어 낸 건 수세에 몰리던 안양이었다. 후반 15분 조성준의 왼쪽 측면 땅볼 패스를 이어받은 김정현의 중거리 원더골이 터졌다. 김정현은 넘어지면서 슛을 날렸으나 도리어 더 정확하게 임팩트되어 골망을 흔들었다. 경남 처지에서는 직전 상황에서 불안하게 볼 처리한 영건 수비수 박재환의 대처가 아쉬웠다.

그러나 경남도 곧바로 따라붙었다. 후반 22분 좌측면에서 넘어간 카스트로의 오른발 크로스를 원기종이 깔끔한 헤더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박스 안에서 글레이손 배후 공간을 영리하게 파고든 원기종의 지능적 플레이가 돋보였던 장면이었다. 또한 설 감독의 교체 카드가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는 점에서 주목한 골이었다. 그러나 이 골은 사후 안양 수비수 백동규의 자책골로 정정됐다.

양팀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치열하게 맞붙었다. 안양은 후반 막판 교체 자원인 야고의 다이내믹한 플레이를 앞세워 분위기를 가져왔다. 후반 23분 안양의 브라질 공격수 야고가 박스 안에서 결정적 찬스를 잡았으나 육탄 방어를 마다하지 않는 경남 수비진의 집중력에 막히고 말았다. 후반 30분 야고의 우측면 컷백을 이어받은 안드리고의 찍어차기가 경남 크로스바 때리기도 했다.

경남도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37분 이준재가 대포알 중거리슛으로 안양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후반 44분 기어이 역전을 이뤄냈다. 원기종이 상대 진영에서 과감한 돌파를 시도하자, 다급해진 안양 미드필더 김정현이 막아내려고 태클을 시도한 게 굴절되어 안양 골문으로 들어갔다. 이 자책골이 두 팀의 격전의 운명을 갈랐다. 경남의 3-2 승리였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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