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과 미디어 아트가 만난다

이강은 2023. 4. 18. 21: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롯데콘서트홀 상주 음악가 이진상·윤소영 무대 기대감 쑥

“그동안 저희(연주자)도 잘 접하지 못하고, 관객 입장에서 체험해보지 못한 시도를 해보고 싶었습니다.”(이진상)

“정말 영광스럽고 미디어 아트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뜻깊은 자리가 될 것 같아요.”(윤소영)

롯데콘서트홀의 올해 ‘인 하우스 아티스트(상주 예술가)’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이진상(42)과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39)은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피아니스트 이진상과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이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시연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2021년 첫선을 보인 이 시리즈는 음악적 역량이 탁월한 음악가를 상주 예술가로 선정해 자신만의 연주 철학과 개성을 맘껏 펼쳐 보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올해 무대는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 meets 미디어 아트’라는 주제로 마련된다. 두 사람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안무감독과 2021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폐회식 예술감독을 역임한 현대무용가 차진엽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제작 총괄), 미디어 아티스트 황선정 작가와 손잡고 색다른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먼저 이진상이 오는 22일 무대에 오른다. 이진상은 2009년 스위스 취리히 게자 안다 국제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하고 동시에 대회 역사상 최초로 슈만 상, 모차르트 상, 청중상까지 모든 특별상을 휩쓸며 세계 음악계 이목을 끌었다. 뉘른베르크·밤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KBS교향악단 등 국내외 주요 교향악단과 협연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쾰른 국립음대와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친 그는 완벽한 소리에 대한 갈증으로 테크니션 슈테판 크뉴퍼를 사사하며 세계적 피아노 브랜드 스타인웨이의 함부르크 공장에서 피아노 제작과정에 몸담기도 했다. 2018년부터 한예종 음악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 기자간담회에서 함께 무대를 꾸밀 이진상(왼쪽부터), 윤소영, 차진엽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황선정 작가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이진상은 1부에서 리스트의 ‘시스티나 성당’을, 2부에서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을 들려준다. 특히 2부 무대는 피아노와 퍼커션 버전의 연주에다 차진엽이 안무한 무용수의 몸짓이 더해진 새로운 형식의 음악을 선보인다. 
피아니스트 이진상.
그는 “(연주자로서) 악보를 보고 구조적인 측면이나 내용을 파악한 뒤 이걸 악기로 표현하는 걸 당연하게 여겨왔다”며 “이번에 (차 감독, 황 작가와) 협업을 해보니 (미디어아트는) 음악을 듣고 떠오른 감각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표현한다. 훨씬 직관적이다. 내 연주에서 영감을 받아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점이 놀랍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6월 23일 무대를 준비하는 윤소영은 헨릭 비에냐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세심한, 고도로 훈련된 바이올리니스트(그라모폰)”, “정중하나 테크닉적으로 완벽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바이올리니스트(가디언)”라는 찬사를 들은 실력자다. 세계적 클래식 매니지먼트사 IMG아티스트 소속으로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윤소영은 비발디 ‘사계 협주곡’ 전곡과 2012년 막스 리히터의 손을 거쳐 새롭게 편곡된 ‘재구성된 비발디 사계’를 연주하며 ‘사계 스페셜리스트’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이 공연에도 차 감독과 황 작가가 함께해 작품 분위기에 걸맞는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무대를 보여준다.

윤소영은 “비발디의 사계는 모두가 아는 유명한 곡이고, 이걸 다시 작곡한 리히터의 사계는 빈 곳이 많아 백지장 같은 느낌이 드는 곡”이라며 “두 곡을 비교하면서 들으면 더 재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
두 사람의 연주에 맞춰 무대를 구성한 차 감독은 “클래식 아티스트들이 이렇게 집요하게 작업하는지 몰랐다”며 “이진상이 악보를 분석하며 설명해주는데, 마치 소설을 읽듯 음표 하나하나에 언어가 들어가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함께 작업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청각적인 음악, 시각적인 미디어아트와 무용수의 몸짓을 롯데콘서트홀이라는 하나의 공간 안에 유기적으로 결합해 관객들에게 극대화한 감동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황 작가는 “영상을 고정적인 흐름으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함께 연주된다’는 느낌으로 (관객들이)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마지막 11월 29일에는 이진상과 윤소영이 함께 시너지 넘치는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연주 프로그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