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추모식 현장…“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
[앵커]
안녕하십니까.
전세 사기 피해는 지난해 말 본격적으로 터져나왔습니다.
악성 임대인에게 전세금을 떼인 피해자는 대부분 서민과 사회초년생들입니다.
제대로 된 구제방법을 찾는 사이 인천에서만 천 세대 넘게 경매나 공매에 넘어갔고, 세상을 등진 피해자들도 있습니다.
9시뉴스는 오늘(18일)도 이 문제에 집중합니다.
먼저, 피해자들 만나봅니다.
이 시각, 한 자리에 모여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도윤 기자! 늦은 시간인데 헌화하는 분들이 아직 많이 보입니다?
[리포트]
네, 오늘 저녁 7시부터 추모식과 기자회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귀갓길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이 곳 광장에는 피해자 3명의 얼굴 없는 영정이 놓였고, 이들을 위한 헌화 공간도 따로 마련됐습니다.
바로 조금전엔 피해자 1명의 어머니가 직접 헌화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추모식에서는 비극적 선택을 한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목소리, 애도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세상을 등지기 며칠 전, 어머니에게 2만 원만 빌려달라는 전화를 했다는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던 피해자의 친구도 오늘 추모식에 함께 했습니다.
세상을 뜰 때까지 함께 살았다는 친구는 피해자는 누구보다 착한 아들이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김OO/사망 피해자 친구 : "쉬지도 않고 일했던 애가, 전세집을 (구해서) 진짜 좋아했는데, 사기당하고 안 좋은 일 생겼어도 맨날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뭐 부족한 거 없어? 물 없으면 아들이 보내줄까'."]
오늘 모인 추모객들은 전세 사기 사태는 어느 개인의 부주의가 아니고, 우리 사회의 구조적 헛점이 낳은 사회적 재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 또 다른 희생을 막을 수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피해자 대책위 측은 지금까지 나온 정부 대책들은 소급 적용이 되지 않아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고, '특별법' 제정 등 근본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 낮에는 인천 미추홀구 뿐 아니라 전국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참여하는 '전세피해 전국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했습니다.
어제 숨진 30대 피해 여성의 빈소는 인천의 한 장례식장에 차려졌습니다.
피해 여성은 2010년 아시안게임에 육상 부문 국내 최연소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인천 주안역에서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정형철 김경민/영상편집: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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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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