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페리 폭탄' 터뜨린 SK 역대급 듀오 김선형-워니 48득점 합작, LG 85대84 제압. PO 6전전승. 2연속 챔프전 진출 확정

류동혁 2023. 4. 1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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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선형. 사진제공=KBL

[잠실학생=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디펜딩 챔피언' 서울 SK가 2시즌 연속 챔프전 결정전에 진출했다.

SK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창원 LG를 85대84로 눌렀다.

SK 김선형은 25득점, 자밀 워니가 23득점 12리바운드를 합작했다. LG는 이재도가 24득점, 구탕이 16득점, 이관희가 13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페리가 단 1득점에 그쳤다.

이날, SK는 최태원 회장이 참석했다. 농구에 대한 애정이 많은 그는 SK 팬에게 '승리 요정'으로 통한다. 그가 직관한 중요한 경기에서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었다.

올 시즌에도 그렇게 됐다. 플레이오프 파죽의 6연승을 기록한 SK는 안양 KGC-고양 캐롯의 승자와 올 시즌 우승반지를 다툰다.

레지 페리. 사진제공=KBL

▶1쿼터=페리 폭탄 터지다

LG의 첫 공격, 공격 제한시간에 걸렸다. 그리고 김준일이 부상을 호소했다. 제대로 걷지 못한 채 벤치로 향했다. LG는 초반 악재가 발생했다.

SK는 워니의 포스트 업으로 깔끔한 첫 득점. LG는 이재도가 미드 점퍼로 곧바로 응수했다.

LG 페리의 3점포가 빗나갔다. 그리고, 수비에서 문제가 있었다. 워니를 1대1로 막는데 집중했지만, SK의 픽(스크린) 게임에 헷지 등 방해동작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스크린을 제대로 걸지 않았다.

결국 SK의 2대2 게임으로 워니의 완벽한 골밑 덩크. 게다가 공격 이후 백코트가 늦었다. 김선형의 3점포가 터졌다. 설상가상으로 수비에서 U 파울을 범했다. 2차전에서 31점을 넣었던, 페리는 오히려 경기 초반 팀과 겉돌면서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다. SK가 이 틈을 놓칠 리가 없었다. 9-2, SK의 리드.

LG는 구탕의 개인 능력으로 2득점, 급한 불을 껐다. LG의 외곽 수비는 여전히 탄탄했다. SK는 허일영이 투입됐다. 오프 더 볼 스크린을 받은 뒤 깔끔한 미드 점퍼를 성공. 아셈 마레이가 있었다면, 이런 수비의 빈 틈을 노출하지 않을 LG였다. 마레이가 올 시즌 수비 베스트 5에 오른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마크맨을 막음과 동시에서 팀동료의 헬프 디펜스, 간격을 매우 적절하게 유지하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능력을 중심으로 LG는 리그 최고의 수비 팀으로 올 시즌 돌풍을 일으켰다. 페리가 오면서 이 시스템이 많이 깨진 상황이었다.

SK는 워니의 중앙 1대1에 의한 어시스트 패스로 최성원의 우측 윙 3점포가 터졌다. 페리의 미드 점퍼는 불발, 그러자, SK는 얼리 오펜스에 의한 허일영의 3점포가 작렬했다. 순식간에 23-11, 12점 차 SK의 리드. LG의 타임아웃.

LG는 정희재의 3점포로 기세를 올렸지만, SK는 워니가 또 다시 정희재의 마크를 뚫고, 트레이드 마크인 플로터 득점을 올렸다. 페리의 미드 점퍼가 빗나가자, 이번에는 워니에게 중앙 3점포 찬스가 났다. 뒤늦게 페리가 컨테스트를 시도했지만, 늦었다. 3점포 적중. 결국, 1쿼터 완벽하게 SK의 페이스.

2차전 손발이 맞는 듯 했던 LG는 '페리 폭탄'이 터졌다. 약한 활동력으로 LG 수비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 공격에서도 미드 점퍼가 번번이 빗나가며, SK 역습의 도화선이 됐다. '마레이 공백'이 완벽하게 느껴졌던 1쿼터. 결국 30-14, 16점 차로 SK의 리드. 반면, SK는 이 약점을 집요하게 노렸다. 워니에게 공격을 집중했다. LG가 헬프 디펜스를 시도하면 엑스트라 패스로 완벽한 3점 오픈 찬스를 만들었다. LG의 수비 약점을 알고 제대로 공략했다. 워니도 위력적이었지만, 워니를 축으로 한 SK의 조직력이 더욱 무서웠던 1쿼터.

SK 자밀 워니. 사진제공=KBL

▶2쿼터=1쿼터 워니, 2쿼터 김선형

LG는 단테 커닝햄이 출전했다. LG 수비 조직력은 다시 복구됐지만, 이 라인업의 약점은 워니를 1대1로 막을 수 없다는 점이었다.

SK의 무서운 공격이 터졌다. 워니에게 공을 투입, LG가 더블팀을 시도하자, 곧바로 외곽 패스. 또 한 차례의 패스 이후 김선형의 미드 점퍼. LG의 더블팀을 예상한 공격 포메이션이었다. SK는 6강에서 KCC에게 3전 전승, 4강에서 2전 전승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끝까지 살아남은 경험. 거기에 따른 집중과 선택이 탁월했다.

김선형의 스틸에 의한 속공이 나왔다. 김형빈의 골밑 슛이 터졌다. 36-17, 더블 스코어. LG가 이관희의 코너 3점포로 그런데, 이번에도 워니가 3점슛 외곽에서 절묘한 드리블로 돌파한 뒤 미드 레인지에서 플로터. LG 정희재가 스틸을 당하자, 허일영의 3점포가 터졌다. 걷잡을 수가 없었다. LG는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SK의 힘이 워낙 강했다. 1쿼터 페리 폭탄이 터진 뒤 흐름을 수습하기 쉽지 않았다.

41-20, 21점 차. LG의 또 다시 작전타임.

LG는 드라이브 앤 킥 이후 임동섭의 3점포. 이관희의 자유투 2방으로 다시 추격. SK는 일찌감치 팀 파울에 걸렸다. 커닝햄의 속공 득점, LG의 연속 7득점. 그러자 이번에는 SK가 타임아웃.

15점 차 추격전이 벌어졌다. 전반, SK가 15점 차 이상으로 달아나면, 승리 확률은 급격히 높아진다. 반면, LG가 15점 차 이내로 진입하면 후반은 알 수 없다.

LG는 이관희가 분전했다. SK 최성원의 코너 3점포가 터지자, 이관희는 침착하게 파울 자유투 2개를 성공시키며 추격전을 전개했다. 이재도의 3점포까지 가세하면서 48-36, 12점 차.

SK는 1쿼터 힘을 아꼈던 김선형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LG는 이재도가 강력한 돌파로 활로를 뚫었다. 확실히 1쿼터와 2쿼터 LG의 경기력은 달랐다.

하지만, 이 시스템만으로 SK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았다. 김선형이 또 다시 절묘하게 스크린을 이용한 뒤 돌파, 커닝햄이 체이싱 블록을 시도하자, 스쿱 샷으로 2득점. 54-41, 13점 차 SK의 리드로 전반 종료.

LG는 2쿼터 커닝햄과 이재도, 이관희를 중심으로 추격전을 강하게 전개했다. 하지만, SK는 호락호락 당하지 않았다. 결국 1쿼터 간격을 4점 차로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체력 소모는 상당했다.

반면, SK는 LG의 스몰 라인업에 김선형을 중심으로 한 트랜지션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LG의 맹렬한 추격전을 제어했다.

LG 이관희. 사진제공=KBL

▶3쿼터=LG의 스몰라인업의 반격

예상대로 LG는 2쿼터 라인업에 구탕을 추가했다. 1쿼터 경기력을 볼 때 페리는 쓸 수 없었다. 정희재의 미드 점퍼, 그리고 3점포가 터졌다.

LG는 빠르게 8점 차로 간격을 좁혔다.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컨디션이 좋은 최부경이 골밑돌파에 성공하자, 이번에는 커닝햄이 워니의 수비를 뚫고 바스켓 카운트, 3점 플레이를 완성했다.

1차 승부처였다. SK는 워니의 포스트 업에 의한 스킵 패스. 코너 최성원의 3점포가 빗나갔다. LG의 얼리 오펜스. 구탕의 3점포가 터졌다. 4점 차.

SK 공격은 또 다시 실패. LG는 커닝햄의 드라이브 앤 킥, 엑스트라 패스. 코너 구탕이 또 다시 3점포를 터뜨렸다. 구탕은 이번 시리즈에서 쏠쏠한 역할을 한다. 1쿼터 페리 폭탄이 터졌지만, 구탕의 경기력은 준수했다.

좋은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리바운드, 얼리 오펜스를 펼치면서 득점을 뿜어냈다. 55-56, 1점 차. 순식간에 팽팽한 접전. SK의 작전타임.

SK는 전가의 보도 워니의 돌파에 의한 플로터로 LG 흐름을 끊었다. 김선형의 속공 레이업이 실패하자, 최부경의 팁 인. 다시 5점 차.

5분43초를 남기고 커닝햄의 돌파, 허일영과 충돌했다. 판정은 허일영의 수비자 파울, 격렬한 항의를 했지만, 수비자 파울이 맞다.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파울 충돌이 일어나면 수비자 파울이다. 플레이오프 판정의 일관성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지만, 명확한 판정에 대해 선수들도 쓸데없는 항의를 할 필요가 없다.

최성원의 3점포가 터졌다. LG는 이재도가 코너에서 완벽한 오픈 찬스, 불발됐고, 워니가 수비 리바운드를 잡았다. 그대로 김선형에게 연결, 깔끔한 속공 득점, 확실히 SK의 벽은 단단했다. 1점 차의 스코어가 다시 8점 차로 벌어졌다. 이때, SK의 무서운 포인트가 나왔다. SK는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실전에서 발현되는 방식은 상대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버린다는 점이다. 승부처 리드를 잡고 있을 때, 상대가 가장 곤란해 할 만한, 자신이 가장 확률높은 방식으로 득점을 올린다. 올 시즌 메인 테마는 '워니는 어떻게 막을 건데'였다.

8점 차로 벌어지자, SK는 더욱 워니에게 집중, 김선형이 세팅 작업에 들어갔고, 워니가 포스트에 자리잡자 패스를 투입, 결국 커닝햄을 상대로 훅슛을 터뜨렸다. LG 입장에서는 페리가 '고장'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실점이었다. 고비에서 LG 이관희 3점포 2개가 불발. 정규리그 2위 LG의 스몰 라인업은 강했다. 단, 2% 부족했다. 결국 LG는 점점 궁지에 몰렸다. 이재도가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김선형의 자유투 2개는 깔끔하게 성공.

LG는 양준석과 임동섭으로 '기어'를 교체. 임동섭이 귀중한 3점포를 터뜨렸다. 2.5초를 남기고 이재도의 자유투 2개. 최성원의 발에 이재도가 걸렸다. 결국 73-66, 7점 차 SK의 리드.

LG는 3쿼터 초반 강력한 흐름을 탔다. 확실히 정규리그 2위를 만든 시스템이었다. 그런데, SK는 승부처 중요한 맥을 짚을 줄 알았다. 워니를 중심으로 LG의 맹렬한 흐름을 둔화시켰고, 결국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확실히 '마레이 공백'이 아쉬웠던 LG. SK는 최준용이 없었지만, 김선형과 워니, 여기에 따른 최부경과 허일영을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면서 LG의 맹공을 잘 버텨냈다.

▶4쿼터=워니를 막자, 김선형이 조율했다

4쿼터 다시 커닝햄이 나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관희가 트레이드 마크 백보드 3점포를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SK는 워니 골밑 돌파가 실패. 이관희의 속공, 다시 3점 차 추격.

그러자, 이번에는 김선형이 절묘한 페이크에 의한 헤지테이션 드리블로 골밑돌파. LG 스몰 라인업이 워니 포스트 업 공격 옵션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워니의 공격이 4쿼터 초반 림을 번번이 외면했다.

반면, LG는 간결한 스크린에 의한 미드 점퍼 공략. 워니의 수비 범위가 좁은 약점을 공략. 이번에는 구탕이 스크린을 받은 뒤 미드 점퍼. 1점 차, SK의 작전타임. 양팀 사령탑의 작전타임 타이밍은 정확했다.

SK는 다시 워니 일변도에서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김선형과 허일영을 이용하면서 LG 수비에 혼란을 줬다. 반면, LG는 구탕의 패스 미스, 이관희의 3점포가 빗나갔다.

아쉬운 판정이 나왔다. 이관희가 리바운드를 잡은 뒤 그대로 속공, SK 수비진의 파울성 플레이가 있었지만, 휘슬이 불리지 않았다. 결국 루스볼 다툼에 의한 점프볼이 선언됐다.

81-76, SK의 5점 차 리드. 남은 시간은 구탕이 절묘한 백도어로 2득점. 그러자 최성원이 페이드 어웨이 미드 점퍼로 응수, 남은 시간은 2분30초. 이때 최성원이 5반칙 퇴장.

최성원은 SK의 핵심 롤 플레이어다. 공수 겸장으로 3점슛 능력이 있기 때문에 워니 골밑 돌파의 스페이싱을 제공해준다. 즉, SK 입장에서는 뼈아픈 손실이다.

정희재의 2득점, 다시 3점 차. SK의 공격 실패, 이재도가 스크린을 받은 뒤 미드 점퍼. 82-83, 1점 차.

김선형이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중앙에서 오픈 찬스가 났다. 그런데 림을 외면했다. 다시 LG의 공격권.

전광판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58초만 남았다.

결정적 미스가 나왔다. 다시 구탕의 백도어, 하지만 정희재의 바운드 패스가 SK 수비에 걸렸다.

SK는 김선형이 결정적 플로터 득점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재도가 날카로운 돌파로 응수. 그리고 SK의 작전타임.

이때, 돌발변수가 발생했다. 정희재가 파울로 끊었지만, LG는 팀 파울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 결국 SK는 기민한 패스워크로 남은 시간을 소진했다. 김선형이 공을 공중으로 집어 던지면서 축포가 울렸다.

SK는 확실히 강했다. 역대급 듀오 반열에 오르고 있는 김선형과 워니의 원-투 펀치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가장 인상적 부분은 팀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상대의 약점을 제대로 찌르는 다양한 공격 루트로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다는 점이다.

3전 전패로 4강에서 탈락한 LG는 정규리그 2위의 자격이 있는 팀임을 보여줬다. 공수 겸장의 절대적 에이스 마레이가 빠진 상황에서 공수 조직력이 많이 흐트러진 상황에서 4강 시리즈를 치를 수 밖에 없었다.

2차전에서는 SK를 침몰시킬 뻔 했고, 3차전 1쿼터 페리의 부진에 따른 21점 차 리드를 당했지만, 결국 막판까지 맹렬한 추격전을 펼쳤다. 챔프전 진출은 좌절됐지만, LG는 올 시즌 최고의 히트 상품이었다. 잠실학생=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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