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숨이 안 쉬어져요"…'김포골병라인' 어느 정도일까 직접 타보니
김포골드라인은 숨막힐 정도로 사람들이 너무 몰려 타서 '김포골병라인'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로 힘겨운 상황인지,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직접 타봤습니다.
[기자]
제 뒤로 승객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반대편에 있는 줄도 마찬가지로 가득 차 있는 상태인데요.
지금 열차가 들어왔는데 안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미 열차에 사람이 많은 상태입니다.
열차로 우르르 들어가는 사람들.
[무리하게 타지 마시고 다음 열차 이용해주세요.]
두 손으로 잡고 아슬아슬하게 발로 버티고 몸을 있는 힘껏 밀어넣습니다.
[문태준/김포골드라인 승객 : 아파요. 사람들이 다음 역에서 또 들어오고 그러니까요. 압력이 세요.]
직접 열차를 타봤습니다.
팔도 못 편 채 사람들 사이에 껴버렸습니다.
[갑갑하게 있다가 딱 풀리니까. 그때는 안도의 한숨 쉬면서 '오늘도 무사히 출근했다.']
이미 가득찬 열차, 하지만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고 그 다음 역에서 또 들어옵니다.
제가 키가 크지 않다 보니까 성인 남성분들 사이에 완전히 낀 채로 가고 있습니다.
지금 주변에서 숨을 쉬시는 것까지 다 느껴질 정도인데요.
종점 김포공항역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쏟아지듯 빠져나옵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앉아 있는 한 학생.
[A씨/김포골드라인 승객 : 숨이 안 쉬어져요.]
직원이 다가와 조치합니다.
[호흡을 크게 하세요.]
[A씨/김포골드라인 승객 : 원래 (열차) 타면 어지러웠는데 오늘 좀 심해서…]
결국 역무실로 이동해 안정을 취합니다.
[정지원/김포골드라인 승객 : 몸이 좀 안 좋은데 사람들한테 뒤로 밀리고…]
[윤광현/김포골드라인 안전관리담당 : 쓰러지는 분들이 툭하면 있어요, 툭하면. 좁은 데서 확 나오니까.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모습을 바깥에서 보면요. 마치 강냉이를 막 돌려서 뻥 튀겨서 나오는 그런 모습 같은…]
불안한 하루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전쟁, 퇴근시간입니다.
승강장은 줄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더 많이 내려가면 위험해서,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도 통제를 하고 있는데요.
줄이 얼마나 기냐면, 뒤까지 쭉 이어져 있습니다.
대합실 쪽에도 대기 줄이 생겼습니다.
3분 30초마다 들어오는 열차 타고, 또 탑니다.
[B씨/김포골드라인 승객 : 어마어마하게 무서워. 하나만 넘어지면 다 죽는 거야, 이제. 이런 데가 없잖아, 김포만 이러지. 이런 데서 산다는 게 아주 치가 떨려.]
김포골드라인은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줄어 열차도 승강장도 2량짜리로 설계됐습니다.
시스템도 2량 규모에 맞춰져 있어 열차 길이를 늘리는 것도 어렵습니다.
[오성한/김포골드라인 승객 : (예상 수요도) 제대로 측정도 안 하고 지었다는 것 자체가 저는 잘못됐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사정이 이렇자 관련 기관들이 서둘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당장 시민들의 숨통을 열어주긴 어려워 보입니다.
오늘도 열차에 몸을 욱여넣는 사람들…
아무 일 없기를 바라는 것밖엔 방법이 없습니다.
불편함과 불안함은 오롯이 시민들의 몫이 돼 버렸습니다.
(VJ : 김원섭 / 영상그래픽 : 장희정 / 인턴기자 : 신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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