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산불 피해지와서 쓸만한 물건 싹쓸이‥절도범, 이재민 두번 울려
[뉴스데스크]
◀ 앵커 ▶
강릉 산불 피해 지역에서 절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혼란한 틈을 타서 빈 집에 들어가서 물건을 훔치는 건데요.
이재민들을 두 번 울리는 이런 절도 사건, 산불이 발생할 때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아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형 산불에 뼈대만 남기고 타버린 펜션.
낯선 남자의 등장에 고성이 오갑니다.
"잠깐 놔요. 아이씨. 놔봐요"
불탄 펜션에서 그나마 멀쩡한 의자를 몰래 가져가려던 남성을 펜션 직원이 붙잡았습니다.
남성이 타고 온 차량 안에는 주인을 알 수 없는 물품들로 가득 찼습니다.
[김진성/산불 피해 펜션 직원] "피해 보신 분들한테 한 번 더 염장을 지르시는 것 같으니까. 그게 더 속상한 거죠. 여자 가방이랑 김치통, 생활용품 같은 게 차 안에 가득 들어있었어요."
현장에서 붙잡힌 남성은 출동한 경찰에게 펜션에서 필요 없을 것 같은 의자를 치워주려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차 안에 있는 물건들에 대한 절도 신고가 없다 보니 이 남성을 풀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장 출동 경찰관] "선생님 말씀대로 좋은 취지로 해서 그랬다 하더라도 여기 계신 분들한테 허락받아야지‥"
벽면이 타버린 펜션에서는 바비큐용 화로대가 사라졌습니다.
[전명자/산불 피해 펜션 주인] "너무 하죠, 뭐. 이런 거까지. 불났는데 이런 거까지. 고철로 팔려고 가져갔나?"
취재진이 피해지역에 머무르던 동안에도 의심스런 사람들이 계속해서 찾아왔습니다.
"<혹시 여기 주인 분인가요?> 아니요. <그럼 뭐 어떤 거 하러?> 산불 피해지 보러 왔어요. <시에서 나오신 건가요?> 아니요. <어디서 나오신 거예요?> 바빠서‥"
2019년 고성 산불 때도, 작년 울진·삼척 산불 때도 등장했던 절도범이 이번 강릉 산불 현장에도 또 나타난 겁니다.
[방혜선/산불 피해 이재민] "사람들이 왔다 간 발자국도 많아요. 문을 열고 들어가서 보고 물건들을 가져가고."
남아있는 재산이라도 지키려고 경찰에 하소연해 보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습니다.
[산불 피해 펜션 주인] "금고가 있어서 폴리스라인을 사람들 못 들어오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경찰관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자꾸 도둑들이 들끓는 거예요."
화마에 초토화된 삶의 현장.
그곳에 도범까지 등장하면서, 이재민들의 고통을 더 크게 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영상취재 : 양성주(강원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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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양성주(강원영동)
이아라 기자(ara@mbceg.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75329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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