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일까 미련일까 … 사랑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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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우연히 만나 한순간에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여자는 사랑인 줄 믿었던 남자에게 길들여지며 희생을 강요당하고, 한 남자는 사랑에 빠진 여자가 유부녀임을 알게 된다.
12일 개봉한 이완민 감독의 '사랑의 고고학'에서 고고학에 종사하는 영실(옥자연 분)은 우연히 인식(기윤 분)을 만나 자신이 하는 일과는 상반되게도 너무 빠르게 사랑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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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우연히 만나 한순간에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여자는 사랑인 줄 믿었던 남자에게 길들여지며 희생을 강요당하고, 한 남자는 사랑에 빠진 여자가 유부녀임을 알게 된다. 일본 여자는 우연히 마주친 한국 남자를 다시 만나고자 바다를 건넌다. ‘사랑’. 흔하디흔한 소재를 색다르게 조명한 주목할 만한 독립 영화 세 편이 극장을 통해 선보인다.
19일 개봉하는 조은성 감독의 ‘낭만적 공장’은 그가 한때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했던 공장에서의 경험담과 사랑의 주제를 버무린 이 영화로, 순수한 사랑과 불륜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던 복서(심희섭 분)는 가슴을 다치며 꿈을 잃어버린 청년이다. 우연히 마주친 복희(전혜진 분)를 공장 경비가 된 후 다시 만난 청년은 가슴이 뛰지만, 알고 보니 그녀는 유부녀다. 불륜이라는 키워드가 먼저 떠오르지만, 영화를 보면 그들의 사랑을 마냥 비난할 수는 없게 된다. 복희의 남편은 도박 중독에 폭력도 서슴지 않는 나쁜 남자다. 영화는 제도가 사랑을 재단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같은 날 개봉하는 영화 ‘튤립 모양’은 ‘도가니’의 삼거리픽쳐스가 제작한, 양윤모 감독의 데뷔작이다. 흑백의 옛날 판형으로 촬영된 영화는 대비와 은유의 교과서 같은 스타일로 담담하게 사랑을 조명한다.
영화는 3시간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시종 주인공의 답답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스크린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흡입력을 가졌다. 사랑의 진정한 의미는 과거의 유물처럼 그 본질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영화는 억압적인 사랑의 그물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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