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스스로 움직이는 돌…미스터리 풀렸다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오늘은 어려운 과학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인기 유튜버, 이효종 과학커뮤니케이터와 함께 최신 과학 소식을 알아봅니다.
어서 오세요.
'움직이는 돌에 관한 미스테리' 정말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미국 레이스트랙 플라야에 있다고 하는데 먼저 이 플라야가 뭔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지금 나오는 사진 속의 이곳은 미 서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플라야'로 불리는 지질학적 구조들 중 하나입니다.
지난 2022년 4월, 그러니까 이맘때죠.
그때 제가 은하수 촬영을 위해서 작가님과 함께 이곳을 방문했었는데요.
플라야라고 하는 곳은 사막 지대의 지질 구조들 중 하나로서 폭우가 내렸을 때 잠시 물이 고였다가 그 물이 이제 사막 고유의 뜨거운 열기에 의해서 마르고 그런 곳을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왜 비가 온 다음에 농작물 마르면 거기에 약간 건열 비슷한 구조 생기잖아요.
이런 건열 같은 구조들을 또 확인할 수 있는 그런 곳이기도 합니다.
앨라바마 힐이 있는 곳으로부터 차량으로 한 3시간 반 정도 들어가면 도착할 수 있는 이곳은 플라야들 중에서도 좀 특별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 곳인데요.
이곳의 이름이 '레이스트랙 플라야'라고 하는 곳입니다.
레이스트랙이라고 이름이 붙은 이유는 이곳에 존재하는 지금 보시는 암석들 있잖아요.
암석들이 마치 저 건열 위를 기어다니는, 그런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그런 모습을 보이기 때문인데요.
굉장히 좀 흥미롭죠.
서현아 앵커
암석들이 살아서 움직인다, 정말 신기한 일인데 이렇게 저절로 움직이는 돌들은 언제 발견이 됐습니까?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이 움직이는 돌이 처음으로 이곳에서 발견돼서 과학자들이 이것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게 된 것은 좀 오래됐습니다.
한 1915년 정도에 데스 밸리의 금속 광산 또 같이 있는 광물들을 찾던 조사원들 중에 하나인 조셉 크룩에 의해서 발견이 되었는데요.
이 현상이 목격된 후로부터 혹시 이곳이 고인물이 뜨거운 열에 의해서 저런 식으로 건열을 만드는데 이 돌이 대체 여기서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까라고 하는 그런 궁금증이 계속해서 확산이 되었죠.
놀랍게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움직이는 돌들의 무리에 의해서 어디서부터 움직였는지 이런 것들을 추적할 수 있는 이런 홈이 파여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것들이 과학자들이 어떻게 하면 움직일 수 있는지를 고민을 했다, 이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 중에는 무게가 무려 36kg이나 되는 굉장히 큰 돌들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2000년대 들어와서야 비로소 움직임을 제대로 포착할 수 있었다고요?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네, 맞습니다.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연구 돌에 의해서 이 돌의 움직임을 연구하던 과학자들 중에 이 돌을 혹시 GPS로 연구하면 이 돌의 움직임을 우리가 확실히 알 수 있지 않을까라고 해서 돌에 GPS를 심는 그런 과정들을 통해서 연구에 좀 박차를 가합니다.
그래서 근처에 기지국도 설치해서 돌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하는 과정 속에서 이 돌들의 움직임을 분석을 했는데요.
공교롭게도 GPS의 움직임으로는 이 돌들이 정확하게 왜 움직일까라고 하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는 없었다고 해요.
그런데 이제 사진 촬영 기술이 발달하면서 타임 랩스 기법에 의해서 조금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라고 알려졌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군요.
의미 있는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 굉장히 오래 걸렸을 것 같은데요.
어떤 연구자는 아마 이 실험이 세상에서 제일 지루한 실험일 것이다, 이런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고요?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네, 맞습니다.
이들이 GPS를 가지고 오랫동안 봤는데 이 돌들이 움직이는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니까 이게 정말 세상에서 제일 지루한 실험이 아닐까 이런 코멘트를 남긴 것인데요.
그러던 중에 이들이 아주 우연한 계기로 플라야 근처 위치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현상을 관찰했다고 해요.
일단은 플라야에 사실 물이 고여 있는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비가 거의 안 오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저런 건열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물이 고여 있던 어느 날 뭔가 얼음으로 뒤덮여 있던 플라야를 이들이 본 것인데 그 얼음이 깨지면서 약간 클랑클랑 이런 소리를 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낮 시간 동안 열에 의해서 얼음이 녹아내려서 그 근처를 배회하고 있었던 그 두 명의 과학자가 이런 소리를 들으면서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들이 이제 그 근처로 가보니까 이 얼음층이 끝편에서 층층 겹겹이 이렇게 깨져 있는 그런 모습을 보게 된 거예요.
그래서 매우 얇게 형성된 얼음층이 혹시 이 돌을 움직인 게 아닐까라는 가설을 세우게 되었고 그것이 사진 촬영 기법에 의해서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죠.
서현아 앵커
그러면 결국 이 얼음층에 비밀이 있었던 겁니까?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그렇죠, 지금 제가 준비한 사진이 4장이 있는데요.
이 소개된 사진을 보면서 좀 설명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보이는 사진은 은하수 천체사진 작가로 활동하고 계시면서 BBC Science Korea에서 사진 작가로 활동하고 계신 김상구 작가가 직접 2014년 1월에 레이스트랙 플라야를 방문해서 돌의 움직임을 찍은 사진입니다.
연속된 사진을 잘 보시면 알 수 있듯이 이 플라야 위의 돌들은 녹아 있는 이 플라야의 물 위를 지금 움직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근데 좀 더 자세히 보면 저 위에 얼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얼음 전체가 돌과 함께 움직이고 있는 그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서현아 앵커
네,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걸까요?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이 얼음이 만약에 플라야 위에서 그냥 떠돌아다닌다라고 해서 이들을 끌고 갔다, 이렇게 생각하기 쉽잖아요.
그런데 대체 그런 얇은 얼음이 어떻게 저렇게 큰 36kg이나 되는 이런 돌을 옮길 수 있을까, 사실 굉장히 궁금한데 그것은 플라야의 이 지질학적 구조의 규모 때문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아주 넓은 광역적으로 얼어 있는 얼음이 이 플라야의 여러 가지 돌들을 얇게, 얇은 층으로 이렇게 다 결속을 하고 있고 그 결속된 넓은 층의 얼음 위에 바람이 이렇게 부는 거죠.
바람이 불면서 돌풍이 아닙니다, 천천히 바람이 이렇게 부는 거예요.
바람이 막 불면서 돌들을 같이 이렇게 끌고 움직이는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결국에는 광역적으로 얼어 있는 그 얼음이 뜨거운 열기에 의해서 녹은 물과 함께 이렇게 타고 내려가면서 땅에 이런 자국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이 현상이 1915년에 처음 발견이 됐고요.
2014년에 비밀이 풀렸으니까 거의 100년이 걸렸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걸까요?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그 이유를 추측해 보건데 아마도 이 플라야 위를 움직이는 이 돌이 움직이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이 너무 까다롭기 때문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은 이곳은 연중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요, 사각지대이기 때문에.
또 비가 내린다고 하더라도 이게 밤 시간 동안 또 얼어야 됩니다.
잘 얼어야 되고 또 이제 그게 낮 시간 동안에 잘 녹아야 돼요.
잘 녹은 상태에서 그 위를 또 잔잔하면서 광역적으로 부는 바람이 이 얼음을 전체적으로 밀어줘야 되기 때문에 이런 다양한 조건들이 다 합치되는 그런 날짜를, 그런 날을 우리가 사실 이렇게 좀 보기는 쉽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연구자들이 이것을 관측하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이 연구가 이렇게 좀 더디게 되다가 결국엔 밝혀지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을 해봅니다.
서현아 앵커
움직이는 돌에 얽힌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어떤 대자연의 힘을 또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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