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모르는 일"이라지만…녹취엔 "잘했네 그러더라"
[앵커]
취재기자와 조금 더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임지수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임 기자, 그러니까 송영길 전 대표가 돈봉투를 다른 사람들이 돌리는 것을 보고받았을 뿐 아니라, 보고받은 뒤 격려도 했다, 이 말인 거죠?
[기자]
잠시 그 부분만 다시 들어보시죠.
[강래구/한국수자원공사 감사 (2021년 4월 10일) : 내가 조금 '성만이 형이 준비해준 거 가지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유 잘했네 잘했어' 그러더라고.]
저희가 보도해드린대로 2021년 3월 30일은 이성만 의원이 마련해온 돈을 이정근 전 부총장에게 전달했죠.
그 돈이 캠프 지역본부장 10여명에게 전달됐는데, 그 사실을 송 전 대표에게 다 얘기했고 잘했다고 칭찬까지 받았다 언급하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취재해 보니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돈을 받기 하루 전날 밤, 이정근 전 부총장은 송영길 전 의원과 따로 저녁식사도 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 자리에서도 불법자금 이야기가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어 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앞서 나왔던 얘기, "준비한 거 가지고, 인사를했습니다" 이렇게 보고했더니, 송영길 대표가 "잘했네, 잘했어"라고 한 건, 이 인사는 돈봉투를 줬다, 충분히 해석되는 부분이라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앵커]
앞선 리포트에서도 송 전 대표가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지만 많이 처리를 했다, 이 얘기를 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이 얘기는 송 전 대표도 직접 돈봉투를 따로 돌렸다, 이렇게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인가요?
[기자]
기사에서 소개하지 못했던 앞뒤 대화를 쭉 들어보시죠.
[강래구/한국수자원공사 감사 (2021년 4월 10일) : 영길이 형이 뭐 어디서 구했는지 그런 건 모르겠지만 많이 처리를 했더라고.]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2021년 4월 10일) : 그래서 많이 처리한 거하고 여기 그 우리 그 조직본부하고는 상관이 없는거 아닐까? 상관이 있는거야?]
[강래구/한국수자원공사 감사 (2021년 4월 10일) : 상관이 있죠. 어차피 같이 일하는 사람들 다 자기가 다니면서 조금 준 거니까 그 돈이 그 돈인데 뭐.]
들으신 것처럼 두 사람이 "처리했다"고 표현하는 건 결국 송 전 대표가 돈을 준 것을 말하는 걸로 읽힙니다.
[앵커]
"처리했다", 그리고 나온 대화가 "그 돈이 그 돈인데"라고 했기 때문에, 이 부분 역시 돈봉투를 처리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 가정이라는 얘기죠?
[기자]
그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궁금한 게, 9400만원을 여러 명에게 뿌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돈봉투가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지만, 따로했다, 이거는 그 외에 추가되는 돈인가요? 아니면 9400만원에 포함된 돈인가요?
[기자]
그 부분, 많은 시청자분들이 궁금해하실 텐데요.
저희도 확인을 하고 있지만, 계속 취재 중인 사안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 부분도 짚어보겠습니다. 일부 인사들은 돈봉투 의혹을 검찰의 정치수사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여러번 실제 녹음파일로 보도하고 있는데, 만약 그렇게 본다면 우리가 검찰로부터 자료를 받아서 보도하고 있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이건 전혀 사실이 아니죠?
[기자]
네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입니다.
저희 취재진은 이정근 녹취 파일에 대한 취재와 보도는 지난해 말부터 계속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이번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말 송 전 의원에게도 관련 입장을 물었습니다.
당시 송 전 대표는 취재에 응하지 않은 채 해외로 떠났고, 이번에 압수수색 대상이 된 박모 보좌관이 해명을 했는데 들어보시죠.
[박모 씨/송영길 전 의원 보좌관 (2022년 11월, JTBC와 통화) : 대표님 말씀은 되게 불쾌해하신 게, 대표님은 전혀 관련된 사항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계좌를 통하지 않은 후원금은 불법이라니까요. 공식 후원금을 통하지 아니하고 받은 건 없다니까요.]
당시 송 전 대표뿐만 아니라 녹취 파일에 등장하는 당사자들이 너무 많은 데다 모두 부인하는 상황이었고, 불법성 여부를 결정하는 불법자금 규모를 파악하는 일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 관련 내용을 인정하고, 불법 자금 규모도 특정되면서 보도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송영길 전 대표를 비롯해 야권에서 정치 수사라는 공세를 펴자, 검찰도 오늘 저희 녹음파일이 "검찰에서 제공한 것이 아니고 수사에 일말의 정치적 고려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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