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쓴 ‘고래’로 다시 주목... 천명관 작가 부커상 최종후보

박동미 기자 2023. 4. 1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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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59) 작가가 20여 년 전 쓴 소설 '고래'가 올해 부커상 국제부문(The International Booker Prize) 최종후보에 올랐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천 작가의 '고래'를 2023 부커상 국제부문 최종후보(쇼트리스트) 6편 중 하나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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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 작가(왼쪽)와 김지영 번역가. 부커재단 홈페이지

천명관(59) 작가가 20여 년 전 쓴 소설 ‘고래’가 올해 부커상 국제부문(The International Booker Prize) 최종후보에 올랐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천 작가의 ‘고래’를 2023 부커상 국제부문 최종후보(쇼트리스트) 6편 중 하나로 발표했다. 소설을 영어로 옮긴 김지영 번역가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한국 작품이 이 부문 최종후보에 선정된 것은 네 번째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2016년 이 상의 전신인 맨부커 국제부문을 수상했고, 그의 다른 소설 ‘흰’(2018)과 정보라 작가의 소설집 ‘저주토끼’(2022)가 최종 후보까지 올랐었다. 1차 후보에는 황석영의 ‘해질 무렵’(2019)과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2022)이 오른 바 있다.

이날 심사위원회는 ‘고래’를 호명하며 "이런 소설은 없었다. 읽어보길 추천한다"면서 "에너지에 휩쓸린다. 캐릭터는 비현실적이지만 있을법한 이야기다. 착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2004년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고래’는 출간 당시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이번 후보 지명으로 19년 만에 다시 주목받았다. 설화적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은 금복, 춘희, 노파 세 여성의 삶을 통해 인간의 파괴적인 욕망을 그려냈다. 살인과 방화 등 범죄가 난무하는 인물들의 거친 서사가 초현실적 요소에 혼재돼 흡입력 있게 전개된다. 심사위원회는 "사악한 유머로 가득 찬 소설"이라며 유머와 무질서로 전통적 스타일을 전복하는 문학 양식인 ‘카니발레스크’(Carnivalesque) 동화라고 칭했다.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은 2019년까지 맨부커상으로 불렸다. 부커상 국제부문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작가와 번역가에게 상금(5만 파운드)을 균등하게 지급한다. 올해 수상작은 5월 23일 런던 스카이가든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13편의 1차 후보 중 ‘고래’와 함께 2차 후보(최종후보)에 오른 6편에는 프랑스 작가 마리즈 콩데의 ‘더 가스펠 어코딩 투 더 뉴 월드’(The Gospel According to the New World), 코트디부아르 작가 가우즈의 ‘스탠딩 헤비’(Standing Heavy), 불가리아의 작가이자 시인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의 ‘타임 셸터’(Time Shelter) 등이 있다.

천 작가는 영화 ‘총잡이’(1995), ‘북경반점’(1999), ‘이웃집 남자’(2009) 등의 각본을 쓴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데, 단편 소설 ‘프랭크와 나’가 2003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당선되며 문단에도 발을 들였다. ‘고래’를 비롯해 ‘유쾌한 하녀 마리사’(2007), ‘고령화 가족’(2010), ‘나의 삼촌 브루스 리’(2012),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2016) 등을 집필했고 지난해엔 영화 ‘뜨거운 피’로 감독 데뷔도 했다.

작품을 영어로 옮긴 김지영 번역가는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로스앤젤레스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김애란, 정유정, 김영하 등의 작품을 번역했고,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로 맨아시아 문학상을 받았다.

박동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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