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충남도의원 “딸 결혼해요”…8천여 명에 ‘청첩장’
[KBS 대전]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어제도 관련 소식 짧게 전해드렸는데요.
한 충남도의원이 최근 자녀 결혼식을 알리는 모바일 청첩장을 동료 의원과 당원 8천여 명에게 전달하면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은 KBS에 들어온 제보를 통해 알려졌는데요.
오늘 오전, 해당 의원과 직접 통화해 봤습니다.
"자신이 의정 보고서를 보내는 사람이 3, 4만 명 정도고, 그중에서 들어 본 사람, 만나 본 사람을 며칠 동안 추린 것이다, 고향이니까 친구도 있고 동창도 있다, 문제를 일으키게 돼서 반성하고 있다"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문자를 받은 당사자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익명의 제보자는 "해당 의원과 일면식도 없다"고 전했습니다.
사실 이런 선출직 공직자의 경조사비 문제, 끊임없이 불거져 왔습니다.
지난달에는 전남 장흥군수가 본인의 계좌번호가 적혀있는 자녀 결혼식 청첩장을 지역 이장과 단체장 등 천여 명에게 전달했고요.
한 주민이 장흥군수가 5만 원을 초과한 축의금을 받은 정황이 있다면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당진에서는 지난해 현역 국회의원이 자녀 결혼식 모바일 청첩장을 일반 시민들에게 보내면서 논란이 일었는데요.
이틀 뒤, "의원 사무실 직원의 실수로 보낸 것" 이라면서 사과 문자를 보냈지만, 시민들의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선출직인 의원이나 지자체장들이 축의금이나 부의금을 받는 것,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까요?
일단은 '그렇다' 입니다.
현행 공직선거법과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선출직 공직자가 경조사를 알리고, 경조사비를 받는 건 5만 원까지는 문제가 안 됩니다.
이번에 충남도의원 청첩장을 제보한 제보자는 "남의 집 잔치에 재 뿌리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지만 충남도의원이 이러면 안 되니까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는데요.
이렇듯 여론은 부정적이지만 법은 이를 허용하고 있는 상황.
그래서 지난해 1월에는 이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개정안에서는 적용받는 대상도 경조사비를 '받은' 선출직 공직자가 아니라, 경조사비를 '낸' 사람이고요.
따로 형사 처벌도 없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에만 그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렇게 허술했던 개정안에 경조사비를 받은 공직자도 처벌하는 등 추가된 내용이 담긴 새로운 개정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김영호/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지난달 27일 : "선출직 공직자들은 지역 유권자들에게 문자 발송이 금지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에 줄을 서서 축의금, 조의금을 내는 그런 광경이 사라지는 것이죠."]
반면, 앞선 사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인 지자체장도 있습니다.
지난해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는 장인상을 치르면서 부고를 내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요.
시민들은 "진정한 국민의 머슴이다", "공직자의 기본 자질을 갖췄다" 이렇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든 맞이하는 경조사, 축하와 위로가 필요한 건 선출직 공직자도 예외는 아닌데요.
하지만 말 그대로 주민들이 지역을 위해 일하라며 선출한 자리인 만큼, 이 자리에서 받는 경조사비는 과연 순수한 축하와 위로만 담긴 것일지, 혹은 주민들이 쥐여준 권력에 대한 대가는 아닌지, 선출직 공직자 경조사비에 대한 국민들 시선이 곱지만은 못한 이유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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