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건축왕' 남씨 일당 50명이 쇼핑하듯 '2822채' 쓸어 담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3명의 피해자들은 모두 인천 미추홀구에서 '건축왕'이라 불리는 임대인 남모씨에게 전세사기를 당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남씨측이 보유한 주택 전체 목록을 확보했는데 남 씨와 가족, 측근들이 쪼개서 가지고 있었습니다. 임차인들은 실제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없었습니다.
오원석 기자, 전체가 2800여 채인데, 이걸 몇 명이 어떻게 쪼개서 갖고 있었습니까?
[오원석 기자]
총 50명에 달합니다.
인천 미추홀구 일대를 중심으로 명의를 쪼개서 갖고 있었는데요.
우선 남 씨 본인 명의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170채입니다.
하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입니다.
남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회사들이 있는데요.
동업자 2명이 각각 183채와 169채씩, 다른 회사의 사내이사 두명이 각각 89채, 74채를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남 씨의 딸도 집 135채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것만 합쳐도 800채가 넘습니다.
이런 식으로 명의를 쪼개 가진 사람이 총 50명으로 확인됩니다.
이들이 가진 집을 모두 합치면 2822채입니다.
여기에 은행 대출금 등으로 걸려있는 근저당은 무려 3335억원입니다.
다만 이는 피해자 대책위에서 자체 조사한 숫자이기 때문에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더 클 수도 있습니다.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현장에 김지윤 기자가 직접 가 봤습니다.
[김지윤 기자]
이 빌라는 이른바 '건축왕' 남 모 씨에게 전세사기를 당한 곳입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진이 이 동네를 둘러보니 '거의 한 집 건너 한 집꼴'이라 할 정도로 피해자가 많았습니다.
여기서 반경 100m 안에 있는 아파트와 빌라, 오피스텔 등 총 9곳에서 남 씨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나왔습니다.
수백 세대가 피해를 본 거로 추정됩니다.
[A씨/전세사기 피해자 : 이 동네 안에서만 벌써 저희 두 동, 이쪽 두 동, 여기 한 동 해서 다섯 동이 있고. 엄청 많아요.]
[A씨/전세사기 피해자 : 가시다가 '어 나홀로 아파트가 있네' 하면 딱 거기는 '경매당했구나'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정도…]
피해자 가운덴 20~30대 젊은 층의 비중이 높습니다.
[B씨/전세사기 피해자 : 여기 사회초년생들이랑 신혼부부들, 아기 있는 집도 있고 한데 다 너무 힘든데 이런 일이 계속 생기고 하니까 다들 너무 힘들어하는 상태고요.]
특히 남 씨에게 당한 피해자 가운덴 보증금을 한 푼도 못 돌려받는 이들이 다른 곳의 피해자보다 훨씬 많습니다.
다른 전세사기범들은 주로 보증금을 돌려막았지만, 남 씨와 측근들은 건축업자라는 점을 활용해 은행 대출을 많이 받았습니다.
새집을 지을 때 기존의 갖고 있는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린 겁니다.
이 때문에 집집마다 전세금보다 변제 순위가 앞서는 은행 근저당이 있습니다.
전셋집을 보러 온 사람들이 근저당 내역을 보고 망설이면, 중개업자를 비롯한 남 씨의 측근들이 바람을 잡았습니다.
'인천 제일의 현금부자'라면서 걱정 말라며 계약을 부추긴 겁니다.
[김병렬/전세사기 피해자 : 그때 당시 부동산에서 임대인들이 돈이 많은 재력가고, 건물도 많고 그러니까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다. 안심을 시켜서 들어오게 된 거죠. (부동산에서) 1억원까지 보상을 해주겠다, 무슨 일 생기면…]
(영상디자인 : 유정배·송민지 / 취재지원 : 박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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