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 12만원' 빙수 너무 비싼데?…그래도 예약 꽉찼다 [오정민의 유통한입]
특급호텔 빙수 처음으로 10만원 돌파
연초부터 호텔 뷔페 가격 인상 줄이어
고물가 기조에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 유행이 겹치면서 호텔업계가 식음료(F&B) 가격을 올리고 있다. 5월 가정의달을 앞두고 특급 호텔에선 한 그릇에 10만원 넘는 과일빙수가 등장했고, 뷔페 가격은 인당 최고 20만원을 바라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5성급 호텔 중 하나인 포시즌스 호텔은 12만원대 '애플망고빙수'를 내놨다.
포시즌스 호텔은 '제주 애플망고 가든 빙수'를 다음달 1일부터 9월30일까지 판매한다. 가격은 12만6000원으로 지난해 판매한 '골든 제주 애플망고 빙수'(9만6000원)에서 껑충 뛰었다.
호텔 측은 애플망고 가격 인상과 배합 비율 등을 반영해 빙수 가격도 올렸다고 설명했다. 제주 애플망고 가든 빙수는 제주산 애플망고를 2개 이상 넣었고 라임, 코코넛 젤리, 망고 콩포트, 망고 소르베 등을 올리고 식용 꽃과 허브 등을 더했다.
5성급 호텔 중에서도 단품 기준으로 '10만원대 빙수'는 처음이다. 앞서 2021년 조선팰리스 서울강남이 선보인 9만8000원짜리 샤인머스캣 빙수가 완판 행진을 벌였으나 10만원은 넘지 않았었다.
특급 호텔이 출시 예정인 빙수 가격도 잇따라 오를지가 관심사다. 지난해 주요 특급호텔 망고빙수 가격은 7만~8만원대에 형성됐다. 호텔 빙수 순례 유행을 이끈 신라호텔의 애플망고빙수는 지난해 8만3000원이었지만, 올해 10만원 내외로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빙수 뿐 아니라 뷔페 가격도 확 올랐다. 연초부터 시작된 호텔 뷔페 가격 인상으로 '가정의 달' 주말 한끼 저녁 뷔페 가격은 최고 18만원대로 치솟았다.
조선팰리스 서울강남은 다음달부터 뷔페 가격을 인상한다. 주말 저녁 가격이 1인당 16만50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오르는 등 10%대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해 5월 인상 전 당시 14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두 차례 인상을 거치며 30% 넘게 뛰었다.
올 초부터 5성급 호텔 뷔페는 10~20%대 가격 인상을 단행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신라호텔과 웨스틴조선 서울이 뷔페 가격을 올렸다. 각각 주말 저녁 가격이 18만5000원, 16만5000원으로 뛰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63빌딩 내 뷔페도 가격이 인상돼 주말 저녁에는 7.7% 인상된 14만원을 내야 한다. 롯데호텔은 1월부터 뷔페 가격을 인상해 주말 저녁의 경우 15만원에서 16만5000원으로 올린 바 있다.
이처럼 호텔업계가 연달아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은 저항이 거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요 특급호텔이 빙수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지만 문전성시를 이뤘다. 작년 5월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의 월간 빙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배 이상 늘어 2013년 이후 5월 판매량 최대치를 경신했다.
주요 빙수 가격을 10% 넘게 올렸지만 수요가 꾸준히 유입됐다. 빙수와 애프터눈티 세트 등이 2030세대 사이 확산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문화로 인해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정도의)한 매력'이 큰 메뉴여서 인기를 끈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가정의달을 앞두고 서울 5성급 호텔 뷔페 예약은 대부분 만석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가격을 인상한 신라호텔 서울 파크뷰 뷔페는 어린이날(5월5일), 어버이날(5월8일)이 낀 첫 번째 주말과 두 번째 주말이 이미 점심과 저녁 예약이 마감된 상황. 다른 호텔들도 빠르게 예약이 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캉스(호텔+바캉스) 수요와 함께 호텔을 찾는 관광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호텔들에겐 호재다. 각국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 속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2월 입국한 외국인은 47만9248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79.3% 늘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공식 선언하기 직전인 2020년 2월(68만5212)의 70% 수준으로 회복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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