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Q&A] 가족과 거리를 두는 아이, 왜 그런 걸까요?
Q. 딸이 곧 중학생이 되는데 요새 많이 달라져 당황스럽습니다. 문을 닫고 있으려 하고 스킨십을 싫어합니다. 예전에는 서로 대화도 많이 하고 장난도 치고 등을 두드려주기도 했는데 요즘은 어깨를 만지려 해도 뒤로 물러서니까 왜 이러나 싶고 딸과 멀어진 것 같고 뭔가 단절된 느낌이 들어 서운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말씀하신 내용으로 볼 때 그동안 자녀와 친밀하게 소통하며 잘 지내신 걸로 느껴집니다. 그런데 갑자기 자녀가 방문을 닫고 있으려 하고 스킨십도 싫어하면 그런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고 당황스러우실 것 같습니다.
자녀가 청소년기가 되면 부모·자녀간 관계가 조금씩 변화됩니다. 영유아기에는 대부분의 시간과 공간을 부모와 함께 하지만, 성장하면서 점차 부모 품을 벗어나 활동 영역이 확장됩니다. 부모와 분리된 개별적인 한 개인으로서 심리적 독립을 시작하게 됩니다. 발달단계로 볼 때 자녀가 자신의 영역과 경계를 잘 구축하고 있으며 부모님께 그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가정에 각각의 방이 있고 거실, 욕실 등 구분이 있듯이 사람들 사이에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개인적인 영역인 경계가 있습니다. 가장 친밀한 가족 간에도 경계는 존중돼야 하는데 노크를 하지 않고 방문을 여는 것, 동의 없이 자녀의 휴대전화를 보는 것 등은 경계를 존중하지 않는 행동입니다. 특히 우리 몸은 가장 중요한 사적 경계선인데 싫다고 표현함에도 불구하고 스킨십을 시도하는 것은 경계 침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 간에 너무 밀착돼 경계가 없으면 나의 일(욕구와 감정)과 너의 일 사이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경계를 자주 침범하게 돼 자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방해하게 됩니다. 자녀의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 욕구와 감정을 인정하고 수용해주시면서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류미숙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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