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가대표 육상선수 목숨도 앗아간…인천 전세사기

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2023. 4. 1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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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을 휩쓸고 간 전세사기 피해는 전직 국가대표 육상 선수의 목숨도 앗아갔다.

18일 인천의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전날 숨진 A(31)씨의 빈소가 마련됐다.

A씨의 이웃이자 같은 전세사기 피해자인 김모씨는 "너무 안타까운 일이어서 유족들이 모두 힘들어 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결국 A씨는 전날 오전 2시 10분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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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인천 아파트서 전세사기 피해 30대 여성 숨져
전직 국대 육상선수…유족들은 오열
1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피해 사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인천을 휩쓸고 간 전세사기 피해는 전직 국가대표 육상 선수의 목숨도 앗아갔다.

18일 인천의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전날 숨진 A(31)씨의 빈소가 마련됐다. 유족들은 연신 흐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A씨의 이웃이자 같은 전세사기 피해자인 김모씨는 "너무 안타까운 일이어서 유족들이 모두 힘들어 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A씨는 과거 여자 해머던지기로 국가대표에 발탁됐던 엘리트 선수였다고 한다. 어렸을 적에는 강원도에서 살면서 원반던지기 선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에 놓였고, 부모를 떠나 친척집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부산으로 내려온 뒤에는 해머던지기로 종목을 바꿨고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특히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여자 해머던지기 종목에서 5위를 기록했다.

그러던 A씨는 2019년 9월 인천 미추홀구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전세 보증금 7200만원을 주고 마련한 아파트였다. 2년 뒤에는 임대인 요구에 따라 보증금 9천만원으로 재계약했다.

하지만 해당 아파트는 이미 전세사기 일당의 목표가 된 뒤였고, 결국 60세대 전체가 모두 경매에 넘어갔다. 2017년 준공된 이곳 아파트는 전세보증금이 8천만원 이하여야 최우선변제금 27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A씨는 보증금을 한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결국 A씨는 전날 오전 2시 10분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집에서는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됐다.

A씨의 또다른 이웃은 "최근까지도 A씨는 주민들이 모여있는 단체 채팅방에서 독려하고 힘을 내자고 했는데,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 A씨 자택 현관문에는 노란색 딱지로 된 상수도 미납고지서가 붙어 있었다. '수도 요금이 체납입니다. 120번 확인 후 납부하세요. 미납 시 단수합니다'. 그리고 현관문 바로 앞에는 흰색 국화가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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