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귀국' 요청에 즉답 미룬 송영길…여당 "더블리스크"

류정화 기자 2023. 4. 1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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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서 송영길 전 대표를 향해 조속히 귀국해달라고 요청했죠. 송 전 대표는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긋고, 일단 22일 현지에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송 전 대표가 직접 관여된 정황은 계속 드러나고 있는데요.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국민의힘은 국회 법사위에서 법무부 장관을 불러 따져보자고 공세를 폈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이번 사안은 당이 사실 규명을 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합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에 정치적 고려가 배제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합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수사기관'이라고 표현했지만, 지금 돈 봉투 의혹을 수사중인 곳, 서울중앙지검입니다. 이 대표 본인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인 곳이기도 한데요. 검찰 수사라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봤던 태도와는 좀 달라진 건데요. 녹취록이 계속 나오고 여론이 악화되면서 검찰의 행태를 믿을 수 없다고 했던 기존 태도를 바꾼 듯합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3일) : 사람들의 진술을 통해서 객관적 진실을 왜곡, 조작하는 검찰의 행태가 일상이기 때문에 저는 잘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주말 사이 민주당은 당내 기구를 통해서 자체적인 진실 규명을 하겠다고 밝혔었지만요. 이 역시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혔던 듯 합니다. 일차적인 이유는 강제 수사 권한이 없기 때문에, 당사자 진술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저희가 잠깐 서랍 좀 뒤져봐도 되겠습니까? 자택에 가서 장롱 좀 뒤져봐도 되겠습니까?' 이렇게 할 수 있는 기구는 저희가 아니지 않습니까. 수사권이 없다 보니 참 저희가 한계가 있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가 곧 나올텐데, 당 자체 조사보다 더 심각하게 나오면 괜히 '봐주기'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만 받을 수도 있겠죠. 돈 봉투 의혹은, 수사 자체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과거 한나라당 차떼기 의혹 때도 '받았다'고 인정한 사람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이 됐습니다.

[박원석/전 정의당 정책위의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때도 박희태 의장이 얼마를 조성해서 그중에 300만원을 고승덕 의원한테 줬다라는 것 이외에 그 밖에 누구한테 줬는지를 결국에는 못 밝혔어요. {1억9천만원을 인출한 것까지는 확인이 됐는데…} 인출만 확인됐지…]

당내 자체 조사 결과, 결국 당의 잘못을 밖으로 드러내는 결과가 될텐데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의 자체 조사 뭐가 됐든 야당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근거로 '내로남불' 프레임을 들이댈 수 있습니다.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본인의 개인 비리 의혹으로 여러 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 분이고, 또 그분 주변에 있는 다섯 분이 극단적 선택을 하셨잖아요. 그랬던 분이, 당대표께서 이제 누가 누구에 사과를 하는 것인가. 그것을 보면서 굉장히 블랙코미디를 보는 것 같았고요.]

일단 고개를 숙인 이 대표, 송영길 전 대표를 향해 공을 넘겼습니다. 연구교수 자격으로 프랑스 파리에 머무르고 있는 송 전 대표가 조기 귀국해서 사태를 수습하라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당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립니다. 당은 정확한 사실 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당 안팎에선 사실상 '탈당'을 권유한 거란 해석이 나왔는데요. 과거 송영길 당시 대표도, 자당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졌을 때, 탈당 조치를 권유했었습니다.

[송영길/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1년 6월 9일) : 국민들께서 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12명 의원 여러분께 탈당을 권유하는 조치를 내렸습니다. 특수본에 가서 확실하게 해명·소명자료를 제출해서 깨끗하게 무혐의 처분을 받고 돌아와 주실 것을 부탁을 드렸습니다.]

송 전 대표는 일단 주말인 22일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단 뜻을 밝혔는데요. 앞서 이 대표와 통화했다면서 돈 봉투 의혹에 대해선 "나는 잘 모르는 일이다. 검찰이 조사하고 있다니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민주당에선 "당을 사랑하니 돌아오라"고 했지만요. 이런 바람, 혹은 예상과는 달리 송 전 대표가 빠른 귀국을 선택하지 않을 거라는 여야 정치권의 전망이 나왔습니다. 아직은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에 대해 알았거나 지시했다고 보기 어렵단 겁니다.

[최재성/전 청와대 정무수석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당장은 안 할 것 같은 그런 생각이고요. 지금 상황에서 송 (전) 대표가 어떤 식으로 관여하고 어떤 식으로 인지하고 또 혹은 지시했는지 혹은 알고도 묵인했기 때문에 사실상의 행위들을 송영길 대표가 간접적으로 한 건지, 이런 등등을 입증할 수가 없어요, 현재 단계에서는.]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제가 송영길 대표의 참모라면 좀 상황을 좀 지켜보자라고 할 것 같아요. 상황 파악을 합시다. 자칫 잘못하면 이거 송영길 대표의 정치생명이 끊어질 수 있는 부분이니까… 방어할 수 있는 수준이다라고 생각을 하면 조금 버티면서 여러 가지 상황을 좀 지켜보겠죠.]

그런데 관련 보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송 전 대표가 관련 정황을 알았을 거란 보도도 나왔는데요.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전화녹취 파일에 "송 전 대표가 돈 많이 썼냐고 묻더라"는 내용이 담겨있는 걸 검찰이 확보했다는 겁니다. 검찰이 압수수색했던 윤관석 의원 뿐 아니라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이었던 박 모씨에게 돈봉투가 몇개 전달됐다 구체적인 내용까지 저희 JTBC가 연일 보도해드리고 있는데요.

[이정근/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강래구 감사와 통화) : 윤관석(의원)은 오늘 만나서 그거 줬고, 그 이렇게 봉투 10개로 만들었더만…]

[이정근/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송영길 대표 전 보좌관 박모 씨와 통화) : (강)래구는 다섯 개만 주라는데 나한테는 10개 달라고 했어. 줘 그냥. 나중에 적게 줬네, 많게 줬네 얘기하니까. 나한테 달라고, 10개 달라고 그런 거니까 그대로 줄게. 알아서 하라고 해야지.]

다시 정리하면 녹취가 공개된 이 전 사무부총장과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이성만 의원이 돈을 모아와서, 윤관석 의원 등을 통해 원내외 인사들에게 돈봉투를 뿌렸다는 게 지금 불거진 의혹입니다. 돈 봉투의 목적도 분명했는데 송영길 당시 후보를 당 대표로 당선시키기 위해서였다는 거죠. 이를 위해, 대상이 된 인사들의 성향까지 분석했단 보도가 나왔는데 송 전 대표는 이 상황들을 알고 있었을까요. 봉투를 받은 걸로 거론되는 당사자들, 즉 약 10~20명의 의원과 원외인사들의 경우, 지금은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는 불가피해보입니다.

[김용남/전 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굳이 표현하자면 조직적 일탈이거든요. 원내 인사로서는 윤관석 의원이 책임을 지고 강래구라는 분이 원외로 조직 작업을 하고 거기에 이정근 씨가 관여를 했고… 이거는 뭐 그 캠프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었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의혹이 길어지면, 송 전 대표 뿐 아니라 이 대표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갈 수밖에 없는데요. 송영길 대표 체제에서 대선을 치른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 '이심송심'이라 불릴 정도로 케미를 자랑했고, 이후 지방선거에선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을 물려받았습니다.

[송영길/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해 1월 25일) : 우리가 원하는 것은 더 나은 세상이지, 기득권이 아닙니다.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재명 정부 탄생의 마중물이 되겠습니다.]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우리 송영길 대표님 상임선대위원장님의 이… 조…족발… 발목 투혼. 진짜 응원합니다.]

이미 당내 비명계에선 의혹이 사실이라면 처벌이 필요하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양기대/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매표를 통해서, 자기가 승리하거나 선거에 유리하게 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적이죠. 그리고 지금 이런 대한민국 사회에서, 선거 풍토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건 당장, 당연히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데…]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감각이 무뎌졌어요, 지금. 옛날 같으면 이 정도 일이면 벌써 당이 난리가 나고, 녹취록이 방송이 되는 뉴스를 보면서 정말로 민주당 정말 이거 심각한 위기를 맞겠다, 그런 두려움이 들었었는데… 그 이후에 당의 대응을 보면 상당히 무감각해져 있어요. 윤리 감각이 엄청 퇴화되어 있습니다, 지금.]

국민의힘은 아예 총 공세에 나섰습니다. 이번 '돈 봉투 의혹'을 전·현직 대표의 '더블리스크'로 명명하고 국회 법사위 '현안질의'에서 따져보자고 했습니다. 법사위엔 국민의힘의 '우군'이라고 할까요, 한동훈 법무장관이 출석하겠죠. 사실 상임위 '현안질의'는 야당의 전매특허인데 이번엔 어쩐지 민주당이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더불어민주당은 전현직 대표의 더블리스크를 덮으려 하는 대신, 당 차원에서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합니다. 구시대적인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살포 사태야말로 법사위 긴급현안질의가 개최되어야 합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개별 수사에 대해서 지휘하거나 따로 보고받지 않는다고 수차례 한동훈 장관이 이야기를 해 왔습니다. 저는 거의 실효성이 없을 거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번 돈봉투 의혹 검찰의 과도한 정치 수사라는 목소리 없는 건 아닌데요. 문재인 청와대 청년비서관 출신인 96년 생 박성민 전 최고위원의 비판까지 들어보시죠.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녹취를 내놔서 흘리는 건 검찰이지 않겠습니까. 이러면 검찰이 사실은 수사를 하면서 이 내용을 정치적으로 개입하고 있고 정치 상황에 넣고 있는 거거든요.]

[박성민/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검찰이 과도한 수사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라든지, 그런 의견 자체가 당에서 나온 게 문제라고 보고, 정신 차려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분골쇄신하는 마음으로 지금 해야지, 제 식구 감싸기 하거나 '검찰의 야당 탄압이다' 이런 프레임으로 이걸 돌파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비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이번 위기가 민주당에 득이 될 수도 있다며 오히려 부러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어느 당이든, 필요하지만 어려운 '물갈이'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겁니다.

[윤희숙/전 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그런 사람들은 우리나라 정치에서 구물결로 내보내야 되는 거죠. 이번에 그거를, 이게 터진 바람에 민주당은 그럴 수 있는 동력이 조금 생긴 거예요. 민주당이 이거를 잘 처리하고 본인들의 세대교체를 이루어내면 굉장히 좋은 기회죠.]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요. 송영길 전 대표는 부인하고 있지만 그동안 녹취록을 보도해온 저희 JTBC가 송 전 대표 본인이 직접 금품을 나눠줬다는 취지의 녹취를 다정회 직전 추가로 보도했는데요. 관련 소식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재명 '귀국'요청에 즉답 미룬 송영길, '돈봉투' 의혹 직접 관여?…국민의힘 "이재명·송영길, 더블리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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