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빛수원] 시민과 함께... ‘탄소중립의 길’ 잰걸음
예측하지 못한 날씨가 일상이 된 요즘, ‘기후위기’는 이제 사람들에게 별스럽지 않은 단어다. 폭염이나 폭설 등으로 인한 피해가 지구 곳곳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결국 21세기 지구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탄소중립이다. 지구의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하까지만 상승하도록 억제하는 것이 마지노선이다. 2015년 세계 각국 정상들이 파리에서 모여 이를 약속한 것이 바로 파리기후변화협약이다.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유일무이한 마지막 방법, 탄소중립을 위한 수원특례시의 전략을 살펴본다.
■ 특명! 온실가스를 줄여라!
2021년 기준 수원시 온실가스 배출량은 535만4천t이다. 기준 연도인 2018년보다 3.1%(17만1천t)가 줄어든 양이다. 부문별로는 가정과 상업 및 공공 시설에서 배출되는 건물 부문이 66%인 352만5천t, 수송 부문이 30%인 160만1천t, 폐기물로 인한 온실가스가 4%인 22만9천t 발생했다. 시는 ‘탄소중립 환경특례시 수원 조성’을 비전으로 하는 새로운 전략 수립에 나섰다. 목표는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221만t을 줄이는 것이다.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552만5천t의 40%에 해당하는 만큼 배출량을 줄인다는 의미다.
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배출원별 과학적이고 전략적인 대책을 추진한다. 가장 많은 배출량을 차지하는 건물 부문은 2030년까지 158만t을 감축하기 위해 건물의 에너지효율화가 집중 추진된다. 새로 지어지는 건축물은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이 일반화될 전망이다. 에너지효율등급(1++)과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을 갖추고 20% 이상의 에너지 자립률 등을 검증받아야 하는 ZEB 인증은 현재 500㎡ 이상 공공 건물에 적용되고 있는데, 2030년에는 같은 규모의 민간 건물까지 확대된다. 오래된 민간 건축물의 경우 단열을 개선하고 창호를 교체하는 등 에너지효율 개선사업을 2030년까지 약 5천800가구에 지원한다. 태양광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설비도 확대 보급한다.
올해 기준 태양광에너지 보급량 19.7MW에서 32%가 늘어난 26MW를 2030년까지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수송 부문의 감축은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와 다양한 대중교통수단 확대 및 생태교통 활성화에 방점을 둔다. 친환경 차량 보급량은 지금보다 10배 증가해 2030년이면 연간 5천대씩 늘어나게 된다. 시는 전기차와 수소차의 충전 인프라 확충으로 이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 자발적·주체적 시민 참여가 ‘열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것은 시민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지역 온실가스 배출량은 개인 참여의 중요성을 드러낸다. 코로나19로 사회적 활동이 위축되면서 건물과 수송, 폐기물 등 모든 분야에서 배출량이 줄어든 가운데 유독 가정 부문의 배출량만 소폭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시가 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우리집 탄소모니터링 사업’은 개별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 요소임을 확인시켜준다. 이 사업은 지난 2월2일 지역 내 3개 공동주택단지와 협약을 맺고 1천999가구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주민들이 직접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기·가스·온수·난방·수도 등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탄소배출량 및 변화량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며 탄소중립 생활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시는 우리집 탄소모니터링 사업 성과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해 하반기 중에 다른 공동주택 단지도 참여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주민 커뮤니티 등 앱의 사용 편의와 효과성을 높이는 기능도 추가 도입해 주민들이 스스로 탄소배출에 대해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탄소중립교육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성인 전체 인구의 약 40%가 2027년까지 탄소중립교육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버스정류장, 전광판 등 일상 공간에서 쉽게 자주 탄소중립에 대한 개념을 접하면서 탄소중립교육을 생활 속에 녹여낼 계획이다.
■ 맞춤형 전략으로 탄소중립 선도
‘환경수도’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해 온 수원시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선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박차를 가한다. 시는 지난 2013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을 자체적으로 산정하고 감축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유일한 기초지방자치단체다. 자체적으로 구축된 인벤토리 덕분에 온실가스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그 효과를 검증하는 것까지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탄소중립을 위한 선도적인 정책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1일 정부의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이 최종적으로 확정된 가운데 시는 기초지방자치단체 단위의 계획을 수립 중이다. 또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제정된 ‘수원시 탄소중립 기본 조례안’이 20일 공포된다.
탄소중립 정책을 선도하기 위해 수원시는 기술적인 실증을 통해 맞춤형 모델을 개발하는 탄소중립 그린도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권선구 고색동 일원에 에너지 전환과 흡수원 확대, 기후변화 적응, 자원순환 촉진 등의 분야에서 시민의 참여를 바탕으로 한 모델을 만들고 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동 변화”라며 “일상 생활에서 실천하는 에너지 절약을 통해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도록 시민들의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mpuhah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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