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금태섭 한자리에… '제3지대론' 꿈틀

김승환 2023. 4. 1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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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불신이 극에 달했기 때문에 하나의 세력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모임에서 발표를 맡은 민주당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과거 대안세력을 표방했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거론하며 "가만히 보면 한 분은 국민의힘에, 한 분은 민주당이라는 거대 정당 품에 들어왔다. (이들이 얘기한) 제3세력이란 건 결국 거대 정당에 들어가기 위한 교두보 정도였다고밖에 평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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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과 모색 포럼’ 준비모임 열려
김 “국힘·민주 해결능력 없는 정당”
금 “수도권 30석 새 정당 나올 수도”

“정치 불신이 극에 달했기 때문에 하나의 세력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성찰과 모색) 포럼 준비모임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전혀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정당이 됐다. 그건 지난 20년이 입증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이 30% 안팎으로 나오는 현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모임에서 좌장을 맡았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 총선이 1년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제3지대론이 다시 한 번 꿈틀하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이 날 성찰과 모색 포럼 준비모임에선 여야 정치인들이 모여 대안세력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금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신당 창당 계획을 시사하며 “내년 총선 때 수도권 중심으로 30석 정도 의석을 차지할 세력이 등장하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치에 의미있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제3정당의 조건으로 수도권 30석을 내건 것이다.

금 전 의원이 강조한 건 ‘새로운 인물’이 아닌 ‘새로운 세력’의 등장이었다. 구체적 의석 수를 거론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는 “이제 유권자도 탁월한 한 사람이 메시아처럼 등장해서 정치를 해결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현실에서도 없다. 인물 중심 정치는 유권자에 그간 실망만 줬다”며 “고착된 구조, 고인물 정치를 깨줄 수 있는 하나의 교두보로서의 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신당 창당 시점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는 “준비되면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이날 모임에서 발표를 맡은 민주당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과거 대안세력을 표방했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거론하며 “가만히 보면 한 분은 국민의힘에, 한 분은 민주당이라는 거대 정당 품에 들어왔다. (이들이 얘기한) 제3세력이란 건 결국 거대 정당에 들어가기 위한 교두보 정도였다고밖에 평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년정치인에게 거대정당에 몸 담지 않고 황무지를 개척하려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 전 의원이 내놓은 수도권 30석이라는 기준선에 대해서는 우려를 내비쳤다. 이 의원은 “정당 결성을 마음먹기보다는 느슨한 연대부터 하는 것도 괜찮다”며 “처음부터 30석을 목표로 하면 지치고 쓰러지기 쉽다. 조그맣게 시작해서 성을 쌓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상민 민주당 의원. 뉴스1
신당 창당에 관해서는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쟁점으로 등장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토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자칭 진보 보수 이 정당이 20년 동안 교대해서 집권하는 동안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한 적이 없다”며 “국민이 (신당 창당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성공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각성하면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게 되어 있고,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면 현재 제도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 않겠냐는 측면에서 금 전 의원이 새로운 세력에 대한 얘기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 전 의원은 국민이 각성했다고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유권자에 대해 평가를 할 수는 없지만 국민이 충분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정치하는 사람들이 더 노력해서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설명을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건은 무르익었다고 생각한다”며 “결정적으로 선거를 통해 국민이 선택해야 한다”고 국민의 새로운 선택을 강조했다.

금 전 의원은 모임의 확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금 전 의원은 “지금 우리 정치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열린 마음을 가지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며 “거기서 무언가 만들어지는 것이지 인물 중심으로 가서는 실패한다”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 역시 “토론이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확장됐으면 좋겠다”며 “정치를 꿈꾸고 있는 분들이 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토론회로써 첫 시동을 걸었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김승환·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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