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돌고래 고기 먹어선 안되는 이유…"수은 허용치 100배 검출"

눈물 흘리는 돌고래 모자 쓴 채 일본의 포경을 규탄하는 환경단체 회원들. [EPA=연합뉴스]

일본에서 식용으로 판매되는 돌고래 고기에서 정부 허용 기준치의 100배 가량에 달하는 수은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1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호주 비영리 해양보전운동 단체 '액션 포 돌핀스(ADF)'는 야후 재팬에서 판매하는 '큰코돌고래' 잡육 두 팩을 구입해 분석한 결과, 각각 허용 기준치의 97.5배와 80배에 이르는 수은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ADF는 지난해 10월 13일 야후 재팬을 통해 해당 잡육 팩을 주문했고, 배송 받은 팩을 일본 내 연구시설에 분석을 의뢰했다.

이 단체는 연구 분석 결과치를 놓고 "높은 수은 함량이 소비자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일본 경찰당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돌고래 고기 시판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한나 테이트 ADF 사무국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일본 슈퍼마켓이나 식당, 전자상거래 업체들에서 고래고기가 더 이상 취급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테이트 국장은 "지난 10년간 야후 재팬에서 팔리는 고래와 돌고래 고기에서 잠재적으로 독성이 있는 수준의 수은이 검출됐다는 여러 건의 분석이 나왔다"면서 "이와 관련한 정보나 표시 없이 임신부를 포함한 누구나 이 고기를 살 수 있는 건 매우 걱정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돌고래 고기 판매 행위는 일본 식품위생법을 위반하는 것인데도 일본 정부가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일본 내에서 고래 고기를 판매하는 유일한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인 야후 재팬은 가디언에 보낸 이메일에서 "야후 재팬은 돌고래 고기나 관련 상품을 취급하지 않으며, ADF가 분석한 문제의 육류는 고래 고기"라고 주장했다. 큰코돌고래는 '돌고래(dolphine)'로 불리는가 하면, '거두고래(pilot whale)'로도 불린다.

야후 재팬의 입장은 제품명을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전자의 표현을 쓴 탓에 ADF가 돌고래 고기로 오인하게 됐다는 것으로 보인다.

테이트 국장은 이에 대해 큰코돌고래는 생물학적으로 돌고랫과에 속한다면서 이런 주장을 반박했다.

국내외에선 일본 서부 연안 도시 다이지(太地)에서 해마다 9월부터 3월까지 이뤄지는 악명높은 '돌고래 사냥'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다이지에선 돌고래를 좁은 만으로 몰아넣어 전시용 목적의 돌고래를 포획한 뒤, 나머지를 작살로 찔러 죽이는 잔혹한 방식의 몰이사냥이 진행된다.

2009년에는 야생 돌고래 포획을 비판한 다큐멘터리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The Cove)의 배경 지역이 되기도 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