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에 무너진 31세 ‘육상 국대’…유족 “상상도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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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국가대표를 지내고 선수 생활 중 애견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제2의 삶을 꿈꾸던 31세 여성이 전세 사기 앞에 무너지고 말았다.
A씨는 선수와 코치 생활을 하며 인천 미추홀구에 2019년 9월 보증금 7200만 원을 주고 전세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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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육상 국가대표를 지내고 선수 생활 중 애견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제2의 삶을 꿈꾸던 31세 여성이 전세 사기 앞에 무너지고 말았다.
18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인천시 미추홀구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A씨의 장례식장에서 유족은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전세 사기 피해 세 번째 희생자로, 지난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 게임 여자 육상 국가대표를 지내는 등 촉망받는 선수였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에 두각을 나타냈다. A씨는 중학교 때부터 원반던지기 선수를 하다가 가정 형편으로 인해 친척이 있는 부산으로 갔고, 운동을 포기할 위기에 놓였으나 다행히 기숙사가 있는 체육고등학교에 합격하며 더욱 운동에 매진할 수 있었다.
A씨는 해머던지기 선수로 전향해 1년 만에 전국체전 금메달을 따는 등 눈부신 활약으로 유망주가 됐고, 이후 실업팀에서 활동하며 동생의 학비까지 보태는 딸이었다.
가족들은 A씨가 전세 사기를 당했으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고. 그는 애견 자격증까지 따놓고 선수 생활이 끝난 후의 또 다른 인생을 설계한 상태였다.
장례식장을 찾은 B씨의 친구 C씨도 “(A가 전세 사기 피해에 대해) 잘 해결되고 있다고 해 가족들도 걱정하지 않았다”며 “조만간 부산으로 내려와 아버지를 모시고 살 거라고 했는데 이렇게 떠나버렸다”며 허망함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선수와 코치 생활을 하며 인천 미추홀구에 2019년 9월 보증금 7200만 원을 주고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이후 2021년 9월 재계약에서 임대인의 요구로 보증금 9000만 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A씨가 살던 아파트는 전세 사기 피해를 당하며 경매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씨는 전날 오전 자택에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당시 현관문에는 수도 요금에 체납됐다는 노란 딱지가 붙어 있었다.
강소영 (soyoung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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