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킬링 타임 이상의 콘텐츠, 별자리 운세

별자리 오디세이
우주살롱 지음 / 비엠케이 펴냄

'킬링 타임용' 콘텐츠를 대개 심심풀이 땅콩이라고 한다. 연초 들춰보는 토정비결이나 가끔 들여다보는 손금과 관상을 킬링 타임용이라고 한다면, 점쟁이와 무당들은 버럭 화를 낼 것이다. 더군다나 사주(四柱)보는 것을 '쓸 데 없는 짓'이라고 말할 것 같으면, 자칫 정 맞을 수 있다. 서양 사주라고 하는 점성술(astrology)에 대해서는 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서양에선 사생결단 추종하는 이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기야 점성술은 중세 유럽에선 학문이었다. 역사가 3500년이나 된다니.

책은 별자리를 갖고 만든 점성술에 관한 것이다. 책은 점성술이 고대로부터 축적된 빅데이터이자 학문이었다는 점을 재확인한다. 책에 따르면 별자리 보기는 서양에서 생활 속에 깊이 파고든 무시할 수 없는 의식(意識)이다. 각 개인이 태어나는 순간 출생차트를 갖게 되는데, 그 시각 하늘의 운행 도표다. 10개의 욕구(10개의 행성)가 어떤 기질과 성향(12사안)을 갖고 어떤 인생 영역(12 하우스)에 어떤 각도로 관계 맺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한다. 곧 우주의 이치를 담은 지도다.

별자리 차트를 어떻게 만드냐고? 걱정할 필요 없다. 책에 자세히 안내돼 있다. 초보자에 맞췄기 때문에 단계별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인터넷 사이트 '애스트트로닷컴'에 들어가 자신의 생년월일시와 출생 도시를 입력하면 출생 차트가 바로 나온다. 그 출생차트에 따라 해석 워크 페이지의 빈칸들을 채우다 보면 자신에 관한 밑그림이 그려진다. 자신이 몰랐던 과거 일의 시원을 족집게처럼 알려준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신의 성향, 삶에 대한 태도도 알려주고 가치관, 연애관, 무의식까지 드러내준다고 한다.

예를 들어 천칭자리 별자리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부드럽고 미소짓는 겉모습과는 달리 냉정한 면도 있다. 감성적이기보다는 이지적이기에 타인을 고려하고 협력하면서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자 애쓴다. 하지만 고집이 세다. 킬링타임 용으로 최적의 책이다.

이규화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