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했는데 혜택 쏙 뺀 음식 점주용 카드
충전 선불결제 수수료 인하 주장
초기 연회비 캐시백 혜택 미제공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우리카드와 배달대행 플랫폼 만나플러스가 제휴해 출시한 '만나 우리카드'(이하 만나카드)를 만들려다가 마음을 돌렸다. 통상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가 제휴사 혜택을 강화하는 것과 달리 만나카드는 오히려 혜택을 축소한다는 생각이 든 탓이다.
A씨는 "만나카드를 만들면 당연히 배달대행료 결제에 가장 많이 사용할 텐데 해당 결제금액은 할인혜택에서 제외됐다"면서 "카드사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고지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지난달 말 만나플러스와 제휴해 음식점주를 대상으로 하는 만나카드를 출시했다. 우리카드의 대표 상품인 '뉴아이앤유(NU I&U)' 카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만나카드져는 음식점주가 배달대행 플랫폼에 지불하는 배달대행료를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문제는 뉴아이앤유의 기본 카드 혜택은 사실상 받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만나카드의 기반인 뉴아이앤유 카드는 이용금액의 0.7~1.0%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전월 실적에 따라 주유, 대중교통, 커피전문점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뉴아이앤유를 기반으로 설계된 만나카드 역시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하지만 배달대행료 결제금액은 제외된다. 음식점주가 만나카드를 주로 배달대행료 결제에 사용하게 되는 점을 고려하면 카드 혜택이 대폭 축소되는 셈이다. 또한 배달대행료 결제 금액은 주유 할인 등의 요건이 되는 전월 실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뉴아이앤유 카드를 발급받으면 초기 연회비(1만2000원)를 캐시백해주는 혜택도 만나카드에서는 제공되지 않는다. 통상 PLCC 카드가 제휴사 혜택을 특화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명에 제휴사 이름이 넣었는데 해당 제휴사에 대한 혜택을 줄이는 카드는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PLCC는 제휴사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는 것이 특징인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만나플러스 측은 기존 음식점주가 배달료 지급을 위해 미리 충전해두는 선불금 결제 수수료를 낮췄기 때문에 결제대행료를 할인 혜택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식점주들은 배달료 지급을 위해 배달대행 플랫폼에 선불금을 충전해두는데 카드 결제 시 3.3%의 수수료가 부과됐다.
만나플러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준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만나카드를 이용하면 기존 선불금 충전 방식보다 수수료가 크게 낮아진다"면서 "현재는 프로모션 기간이라 우리카드에서 일정부분 지원하고 자체적인 지원도 하면서 거의 0%에 가까운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드를 이용 하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는 '신용카드가맹점은 가맹점수수료를 신용카드회원이 부담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만나플러스는 음식점주들에게 부과하는 카드 결제 수수료가 논란이 되자 우리카드와 제휴해 만나카드를 출시했지만 음식점주에게 사실상 수수료를 부과하는 구조는 여전하다"고 꼬집었다.
우리카드가 카드 발급 수를 늘리기 위해 만나플러스 측의 편법적인 수수료 부과 방식을 방조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만나플러스가 독자가맹점 유치를 준비하는 우리카드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한 점도 우리카드가 고객 불이익을 외면하는 이유로 꼽힌다. 만나플러스는 한 달에 1000만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하고, 작년 말 기준 가맹점 수는 5만7000곳에 달한다. 우리카드 입장에서는 독자가맹점을 빠르게 확대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만나플러스와의 업무 제휴는 혜택 제공보다는 현금 위주였던 결제 방식을 카드로 바꾸는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만나카드를 이용하면 음식점주들이 카드 결제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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