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나와야 움직이는 정치권, 뒤늦게 대책 마련 나선 여야…되풀이 되는 사후 약방문

임재섭 2023. 4. 1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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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3번째 전세사기 피해 사망자가 나오자 18일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세사기는 단순한 사기 사건의 일종이 아니다. 특히 이제 막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청년들을 절망의 늪으로 빠뜨리는 중대한 민생 범죄"라면서 "민주당이 내놓은 대책이 아니어도 좋으니, 어떤 대책이든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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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인천시 중구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 인천지역 3번째 전세사기 피해 사망자 A씨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A씨 유족 제공=연합뉴스.

여야가 3번째 전세사기 피해 사망자가 나오자 18일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섰다. 희생자가 나와야만 움직이는 정치권이 이번에도 사후약방문을 되풀이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합리적인 대책 마련에 힘을 모으기는커녕 네탓공방에 열을 올린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네 차례에 걸쳐 22개의 전세사기 대책을 세워 실행하고 있지만, 국민들께는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해 통탄스럽다"고 운을 뗐다.

박 의장은 "많은 국민들을 절망으로 밀어 넣은 사람은 건축왕도, 전세왕도 아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이용해 배를 채운 악덕 범죄자일 뿐"이라며 "악덕 범죄자는 철저히 조사해 처벌하고, 피해자는 신속히 구제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은 경매 중단 조치와 우선 매수권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선(先) 보상 후(後) 구상'이라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면서 경매 중단 조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후속대책법안 13개 중 8개는 개정이 완료됐지만, 아직 남은 나머지 법안도 조속히 개정을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전세사기 문제에 민주당이 개입돼 있다고 비난했다. 이 총장은 "전세 사기로 인해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비보가 연일 전해지고 있다. 정말로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도 "부동산 사기 범죄가 가능하게 된 배후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뒤따라야 한다. 이 사건과 또 다른 지역에 있는 유사 사건의 주범인 남헌기의 배후에 인천 지역에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 소속 유력 정치인이 관련됐다는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최근 전세시장에서는 비슷한 사건으로 벌써 3명이 숨졌다. 지난 2월 30대 남성이, 지난 14일에는 2번째 사망자인 20대 남성이 운명을 달리했으나 정부는 피해자 구제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경매 중단'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3번째 사망자가 나오고 나서야 일단 새 희생자가 나오는 것을 막을 실효적 대책을 내놨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세사기는 단순한 사기 사건의 일종이 아니다. 특히 이제 막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청년들을 절망의 늪으로 빠뜨리는 중대한 민생 범죄"라면서 "민주당이 내놓은 대책이 아니어도 좋으니, 어떤 대책이든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이 대표는 "치솟는 대출이자 부담에 더해 제2의 건축왕, 제3의 빌라왕을 만나지 않을까 밤잠을 설치는 국민들이 전국 곳곳에서 정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정부는) '보증금이라도 돌려받게 해 달라'는 피해자들의 절규에 응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은 지난 10·26 이태원 핼러윈 참사 때도 매해 되풀이던 인파에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않다가 이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안을 담은 '재난관리법 개정안'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후에도 큰 진전을 이루지는 못하면서 최근에는 '김포 골드라인'에서 승객이 인파에 끼여 질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문재인 정부 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여파가 확산되고 나서야 정치권에서 이를 근절하기 위한 법안 마련에 나섰다. 당시에도 땅 투기 행위를 한 직원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공공기관 직원들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는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해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세희·임재섭·권준영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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