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수원의 '레전드 잔혹사'…“과거 눈높이와 괴리감 너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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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잔혹사는 계속됐다.
수원을 오래 지켜본 복수 관계자들은 "팬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구단 내부에서 어려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수원에 큰 애착을 갖고 부임해도, 막상 그 상황에 놓이면 쉽지만은 않다더라. 현실과 낭만의 온도 차를 여실히 느꼈다더라"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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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건도 기자] 레전드 잔혹사는 계속됐다. 방향성을 잃은 구단의 현실이다.
수원 삼성은 18일 공식 채널을 통해 “성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물어 이병근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정했다”라며 “당분간 선수단은 최성용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는다. 위기 극복을 최우선으로 삼아 구단을 본 궤도에 올리는 데 주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전설적인 수비수의 명성에 금이 갔다. 이병근 감독은 선수 시절 수원 역사상 최고 수비수 중 하나였다. 은퇴 후 경남FC, 수원 코치 및 감독 대행, 대구FC 코치 및 감독직을 거쳤던 이병근 감독은 지난해 친정팀 수원 지휘봉을 잡았다. 이병근 감독은 수원 7대 감독 부임 취임 기자회견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선수들과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병근 감독은 부임 1년 만에 성적 부진을 이유로 팀을 떠나며 씁쓸한 뒷모습을 남겼다.
부임 첫해부터 쉽지 않았다. 이병근 감독 체제의 수원은 5월까지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6월부터 급격히 내리막길을 타며 부진에 빠졌다. 스플릿 B에 떨어진 데 이어 강등 플레이오프(PO) 벼랑 끝까지 몰렸다. FC안양과 최종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K리그1 잔류를 확정지으며 창단 이래 첫 강등은 간신히 피했다.
쇄신을 자신했던 두 번째 시즌에서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줄곧 대두됐던 수비 불안에 설상가상으로 골 결정력 난조까지 겹쳤다. 이길 경기에서는 비겼고, 비길 경기에서는 졌다. 지난 안산 그리너스와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지만, K리그1 7경기에서 2무 5패에 머물렀다. 결국, 수원은 시즌 초반 이병근 감독을 선임 1년 만에 경질하는 강수를 뒀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수원은 2010년 윤성효 감독 이후 줄곧 수원 선수 출신 지도자를 사령탑으로 내세웠다. ‘리얼 블루’라는 명목 아래 명가 재건을 약속해왔다.
하지만 수원의 허울뿐인 정책은 이미 서포터들의 신뢰마저 잃었다. 지난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 경기에서 수원 팬들은 ‘프런트 연봉은 업계 상위 구단 운영은 최하위’, ‘야망이 없는 프런트, 코치, 선수는 당장 나가라. 수원은 삼류를 거부해왔다’, ‘몇 년째 선수단 뒤에 숨는 프런트’라며 강한 비판 문구를 걸었다. 일선에 나온 책임자를 향한 것만이 아닌, 구단 전반적인 운영에 대한 항의였다. 최근에는 본사 앞 트럭 시위까지 감행하며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
곪은 상처가 터졌다는 것이 주 시선이다. 수원을 오래 지켜본 복수 관계자들은 “팬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구단 내부에서 어려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수원에 큰 애착을 갖고 부임해도, 막상 그 상황에 놓이면 쉽지만은 않다더라. 현실과 낭만의 온도 차를 여실히 느꼈다더라”라고 짚었다.
갈수록 줄어드는 지원과 함께 성적까지 곤두박질치자 수원은 감독 교체라는 칼만 계속 꺼내 들었다. 급히 선임된 지도자들은 저마다 위기 타파를 위해 계속된 전술 변경도 서슴지 않았다. 장기적인 팀의 방향성을 제시할 시간조차 없었다. 저마다 색깔을 내기 위해 데려온 선수들은 불협화음을 냈다. 한 관계자는 “과거 수원은 단순한 전술로도 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수원을 보면 간단한 공격 패턴마저 사라진 느낌이다”라며 “무슨 축구를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 계속된 감독 교체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라고 전했다.
흑역사가 되풀이된 상황에서 구단 레전드의 복귀라 포장된 ‘리얼 블루’가 이어질까. ‘독이 든 성배’를 이어받을 지도자가 있을지. 일단 최성용 감독 대행 체제를 선언한 수원의 행보가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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