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연루자, 출당·탈당해야"… 민주당, 의혹 확산에 '진땀'

더불어민주당이 내부에서 '2021년 전당대회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이름이 거론되는 이들에게 출당·탈당 등 강경 대응 조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돈봉투' 의혹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는 이재명 대표(가운데).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이름이 언급되는 이들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일각에서 해당 의혹과 관련한 후속 조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출당·탈당 등 강경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반발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김종민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런 문제가 생기면 탈당하거나 자진 탈당을 권유하는 경우가 있다"며 "(과거 민주당에서 의원들의) 의혹이 터졌을 때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 해당 의원들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한 바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어떤 의원은 의혹으로 인해 자진 탈당했으나 무죄를 받은 뒤 다시 입당한 적이 있다"며 "이런 과정들을 보면 사법적 결론이 났을 때 움직이는 것은 좋은 대처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내에서) 의혹이 있거나 신뢰가 흔들리면 이에 맞는 신뢰 회복 조치를 해줘야 정당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출당 조치는 지도부 의지 문제"라며 "지도부가 하지 않으면 여론 또는 다른 의원이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동료 의원에게 탈당하란 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라고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어 "당 지도부가 결단을 내리고 (출당·탈당 등을) 권유·요구해야 한다"며 "이 같은 조치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왜 필요 없는지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도부 측은 현재까지 출당·탈당 권유 등 조치를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돈봉투 의혹'이 장기화될 경우 해당 주장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상응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출당·탈당 권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사실관계를 두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수사 과정을 지켜본 뒤 현행법 위반·당헌당규 배치 등의 행동이 있었다면 상응 조치를 취하는 건 공당으로서 마땅한 책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은 지난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에 검찰은 지난 12일 두 사람의 사무실·재택 등 20여곳에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총 9400만원의 정치자금을 각각 봉투에 담아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