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경찰관 3명, 50대 여성 ‘강요미수’ 혐의로 피소

강원경찰청 소속 경찰관 3명이 피고소인 신분인 50대 여성에게 고소인과 합의할 것을 종용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춘천지검은 최근 도내 한 경찰서 소속 A경사, B경사, C순경 등 경찰관 3명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가 담긴 고소장을 접수, 사건을 이들이 속한 경찰서를 제외한 도내 다른 경찰서에 배정했다.

이들 경찰관은 다른 사람의 재산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박모(54)씨에게 “재판으로 가면 당신이 불리하다. 그러니 적당한 선에서 고소한 사람과 합의를 보라”며 합의를 종용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박씨는 배다른 남동생에게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였다. 하지만 경찰 내사 단계에서 혐의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해당 사건은 종결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했다. 사건을 담당한 경찰이 직접 나서 남동생과 합의하라고 반복·강요했다는 게 박씨의 주장이다.

박씨는 “전직 경찰관인 남동생은 평소 A·B경사와 C순경이 속한 경찰서 경찰관들과 잘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며 “경찰이 합의를 강요한 배경에 전직 경찰관인 남동생과의 관계가 있었던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박씨 측 변호인은 “경찰관의 합의 종용은 직권남용에 해당하지만, 직권남용은 미수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어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해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경찰관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들은 “박씨의 남동생에게 유리하도록 일을 처리하려고 했다면, 재물손괴 사건을 내사 종결했겠느냐”면서 “경찰이 민원인에게 합의를 종용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직 경찰관이라는 사람을 알지도 못 한다”며 “모두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관계자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상철 bsc@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