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K-술로 활로 개척?…‘우리술’ 수출 전략은
[앵커]
라면, 김치...
K-FOOD 인기가 해외에서 대단하다는 점 많이들 아실 텐데요.
하지만, 우리술의 세계화는 아직까진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오늘, 왜 그런지, 장혁진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해외에서 팔리는 우리 술, 어느 정도 규모인가요?
[기자]
대략 1년에 4천억 원 정도 팔린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난해 실적도 여기 보시다시피 그 정도였는데, 몇 년째 정체 상태입니다.
오히려 2019년보다도 못하죠?
특히 최근 몇 년간 위스키 같은 수입 술이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거든요.
그러나보니까 술 수입액은 늘고, 술 수출액은 오히려 줄어서, 전체 술 무역 수지를 보면 적자 폭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1년 만에 적자 폭이 30% 가까이 뛰었고요.
[앵커]
뭐가 문제일까요?
우리 술, 외국에서 잘 먹힐 만도 할 것 같은데요.
[기자]
아무래도 '인지도' 문제가 큰 것 같습니다.
사케하면 일본이 생각나고 보드카 하면 러시아가 생각나죠.
하지만 우리 술은 딱히 그런 주종, 브랜드가 없다는 거죠.
그나마 소주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인기가 제한적이고요.
또 막걸리는 유통기한 문제가 있습니다.
길어야 한 달 정도이기 때문에 먼 나라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대기업들도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막걸리 수출량은 10년 전보다 절반 정도로 줄어든 상황입니다.
[앵커]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있습니까?
[기자]
일단, 우리 술 수출 진흥책은 국세청에서 담당합니다.
주류는 아무래도 세금과 관계가 깊고, 국민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국세청이 면허를 관리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국세청이 지난주 수출지원협의체를 만들었는데요.
정부뿐 아니라, 주류업체, 민간 전문가들까지 모두 모여서 기업들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관련 규제도 없애겠다는 겁니다.
여기에는 백종원 대표도 들어갔고요.
최근 MZ세대에 큰 인기를 끈 위스키를 만든, 김창수 씨도 포함됐습니다.
[앵커]
멤버들은 쟁쟁한데, 협의체에서 좋은 의견들이 나왔나요?
[기자]
일단은 시작 단계라, 두고 봐야할 것 같긴 합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왔는데요.
술 숙성 방법에 대한 기술적 지원부터 관련 법령과 세금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의견들도 나왔습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인지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술' 같은 브랜드를 붙여보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는데요.
다만, 조금 촌스러울 수도 있고, 국가 이미지를 너무 강조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국세청은 단지 아이디어 차원이라면서, 구체적인 브랜드는 공모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잠깐 세금 문제 언급하셨지만, 기업 입장에선 세금 좀 깎아달라, 이런 얘길 많이 할 것 같아요?
[기자]
네, 소주와 위스키를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해볼게요.
이 두 가지 술은 같은 증류주라서 세율이 똑같은데요.
출고 가격의 72% 입니다.
그러다 보니 위스키같이 고급 재료, 제조 과정이 복잡한 술일수록 가격이 더 비싸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세금 부과 기준을 가격이 아닌, 알콜 도수와 양으로 바꿔 달라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다만,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싼 소주의 가격이 크게 오를 수도 있고요.
아니면 위스키 가격만 크게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국세청은 신중한 입장입니다.
[앵커]
세금체계 건드리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인데, 그럼 다른 지원책, 개선책은 없을까요?
[기자]
전통주의 개념을 바꿔보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행법에서 전통주는 장인이 제조하거나, 양조장 주변 지역 특산물로 만들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개념이 조금 모호하다, 까다롭다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도 논란이 있었습니다.
가수 박재범 씨가 만든 '원소주'는 강원도 쌀로 만들어서 전통주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장수생막걸리'는 일부 수입쌀로 만들어서 전통주가 아닙니다.
전통주 여부에 따라 세제 혜택, 온라인 판매 허용이 이뤄지기 때문에 업계에선 전통주 개념을 완화해달란 얘기가 꾸준히 나왔습니다.
국세청도 이런 의견들을 감안해서, 올해 하반기쯤 대책을 낼 것 같습니다.
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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