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OMPANY] 경영혁신 돕는 `최고 솔루션`… 국가대표 ERP 기업, 세계로 뻗다

안경애 2023. 4. 18. 18: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0년간 ERP 한우물, 눈부신 성장
산업별 특화 모델이 가장 큰 장점
한컴·안랩·일동후디스 등이 고객
일본 중심 글로벌 시장 검증 마쳐
권영범 대표, 행복·문화경영 역점
"직원들 신나게 일할 수 있게 지원"
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대표. 이슬기기자 9904sul@
설립 30년을 맞은 영림원소프트랩이 업무혁신과 기업문화 혁신을 아우르는 솔루션 사업을 펼친다. 사진은 영림원소프트랩 임직원들이 플렉스튜디오 개발 방향에 대해 회의를 하는 모습. 이슬기기자 9904sul@
영림원소프트랩 직원들이 솔루션을 점검하고 있다. 이슬기기자 9904sul@

"100년 가는 글로벌 SW(소프트웨어) 기업이 되겠다."

ERP(전사자원관리) 솔루션 기업 영림원소프트랩의 설립자이자 CEO(최고경영자)인 권영범 대표가 2013년 12월 설립 20년을 맞아 전 직원 230여명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가진 워크숍에서 한 선언이다.

권 대표가 100년 기업의 핵심이라고 본 것은 기업문화였다. 그날 행사에서 '행복경영' 철학을 발표하고 유능한 인재 확보와 육성에 순이익의 10%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제2의 창업에 버금가는 변화를 위해 '회사헌법'을 제정하고 '100년 기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후 권 대표는 CEO와 CCO(최고문화책임자)를 겸임하며 성장보다 문화를 챙겼다. 좋은 인재가 모여서 신나게 일하는 기업만이 성장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문화와 소통에 진심인 기술기업 = 영림원소프트랩이 오는 5월 22일 설립 30년을 맞는다. 권 대표의 예견은 현실로 확인됐다. 직원이 행복하고 보람을 느끼는 가운데 회사도 함께 성장했다. 직원은 350명으로 늘어났고, 매출은 2013년 200억, 2018년 300억을 넘긴 데 이어 지난해 575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2021년 477억원에서 1년만에 100억원이나 늘어난 게 눈에 띈다. 사람과 문화를 통해 쌓아온 내공이 성장의 수치로 나타나는 것이다. 반도체나 배터리 같은 대형 시설이 필요 없는 SW 매출은 여느 제조기업 매출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 힘들다. SW 매출 100억은 일반 제조업 매출 1000억과 비견된다.

권 대표는 "지난 1년간 어떻게 100억이란 성장을 이뤘는가 궁금해서 살펴보니, 어느 한 부문의 특별한 성장이 아니라 여러 부문이 균형있게 성장한 결과였다. 350명의 역량이 골고루 향상된 데 힘입은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가 미래에도 꾸준히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바탕을 이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영림원소프트랩이 지향하는 '문화가 강한 기업'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권 대표는 매주 한번 4시간씩 약 20명의 직원들과 팀을 이뤄 독서토론을 하는 '영웨이 독서토론회'를 가진다. 귀중한 업무시간을 쪼개서 하지만 소재는 챗GPT, 메타버스 같은 기술 이슈와는 거리가 멀다. 돈의 가치, 인생의 권태로움같이 '전혀 돈 안 되는' 주제를 다룬다. 그 과정에서 직원들은 자신을 돌아보고 나와 다른 타인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기회를 가진다. 분기별로 전 직원이 회사의 상황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테크노데이'도 소통의 일환이다.

설립 30주년을 맞은 올해는 9월에 기념행사를 갖고 하반기 중 전 직원이 참여하는 해외 워크숍도 갈 계획이다. 이 행사에서 권 대표는 100년 기업에 한발 더 가까이 간 영림원소프트랩의 미래 방향에 대해 직원들과 얘기할 예정이다.

◇ERP 컨설턴트 100여명 확보하고 산업특화 ERP로 승부 = 영림원소프트랩은 30년간 ERP 한 분야에 집중해 왔다. 기술적으로는 레고 블록식으로 작은 프로세스 단위로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구조의 완성으로 산업별 ERP를, 비즈니스적으로는 규모 있고 어려운 ERP 프로젝트도 거뜬히 수행해낼 수 있는 10년 이상의 고급 컨설턴트 100여 명을 육성했다. 또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검증도 마쳐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심 무기는 다양한 산업군별로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2021년 출시한 산업별 ERP 'K-시스템 에이스'다. 산업별로 특화된 탈착식 ERP 모델을 설계하고,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인력으로 산업별 전문조직을 구성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강점을 키울 수 있는 구조다. 산업별 ERP는 각 산업 부문별로 쌓아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각 영역별로 비슷한 매출 비중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첨단·우주항공 같은 신산업용 패키지를 추가했다. 1000억~3000억원 규모 중견기업이 타깃 고객이다. 시장조사기업 IDC 전망에 따르면 한국 ERP 시장의 연평균 성장율은 9.63%에 달한다. 이와 비교해 영림원소프트랩의 연평균 성장률은 17.28%로 국내 시장 성장률의 두배에 가깝다. 회사는 앞으로도 ERP 시장에서 연 10~20%의 성장을 이어가면서 솔루션 확장과 신사업 개척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권 대표는 "우리 신규 고객의 95%는 다른 ERP를 써본 기업들이다. 제대로 된 ERP를 쓰지 않으면 경영에 부담이나 고통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고 교체에 나선 것"이라면서 "약 70%의 ERP 이용 기업은 ERP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만큼 ERP 교체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클라우드 부문 성장세 가장 높아 = 클라우드도 공들이고 있다.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매출액 비중은 아직 4.3%에 불과하지만 매년 성장률은 35~40%에 달한다. '클라우드형 K-시스템 에이스'는 300억~1000억원 규모 중기업, 구독형 '시스템에버'는 100억~3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이 타깃이다. 유연 근무를 위한 '에버타임'과 급여 아웃소싱을 위한 '에버페이롤'은 매스마켓, '시스템에버 비영리'는 니치 마켓을 겨냥한다. 올해 중 에버타임 신규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매스마켓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서비스 확대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업 업무용 모바일앱을 손쉽게 개발하고 배포·운영·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로우코드·노코드 플랫폼 '플렉스튜디오(Flextudio)'를 통해 '기업문화 혁신' 신시장 개척을 추진한다. ERP는 기업의 모든 프로세스, 인사·영업·물류·생산·구매·외주·회계·원가 등에서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정보의 통합이 이뤄지는 시스템으로, 기업의 모든 프로세스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AI 활용 기반을 다질 수 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K-시스템 AI 경영분석 △K-시스템 내부회계 △K-시스템 모바일 △K-시스템 BI시스템 등의 확장 솔루션을 공급한다. 개발과 유지보수의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K-스튜디오', '프로스튜디오'도 내놨다.

◇산업별 대표 기업들이 선택…신규 고객의 95%는 ERP 쓰던 곳 = IT분야의 한글과컴퓨터와 안랩, 반도체 장비 분야의 주성엔지니어링, AP시스템, 식품회사인 정식품과 일동후디스, 제약·의료 분야의 중외제약, 덴티움, 자동차부품 분야의 이녹스첨단소재 등 각 산업 영역의 강소·중견기업들이 영림원소프트랩 ERP를 도입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부품 생산기업인 한탑은 스마트팩토리 구축과 고도화의 일환으로 ERP를 도입해 전사 업무통합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기존에 쓰던 MES(제조실행시스템)와 데이터를 연동해 전사 핵심 정보가 한눈에 보이는 구조를 만들었다. 삼성·신세계·현대차그룹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건물 종합관리 서비스를 하는 미성엠프로는 업무 효율 향상과 데이터 분석을 통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ERP 시스템을 구축했다. 조직과 업무 프로세스를 재정립한 후 인사·급여, 영업, 경영지원, 재무·회계 등 각 부문에 ERP를 도입했다. 경동제약은 영업, 물류, 구매, 생산, 인사, 회계, 원가 등 업무 전반의 프로세스 재정의와 ERP 구축을 추진한다. 위성체계 개발 기업 쎄트렉아이는 외부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도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영림원소프트랩의 ERP를 도입해 업무 프로세스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무선통신장비 및 화합물반도체 회사 RFHIC는 경영 프로세스 표준화·정형화·최적화를 위해 사내 통합 경영관리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앞으로 내·외부 다양한 운영시스템과도 통합 ·연계할 계획이다.

인테리어 솔루션 기업 선앤엘인테리어는 시공업계에 최적화된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제조와 프로젝트 기반 통합경영관리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OLED 검사장비 기업 힘스는 산업별 표준 패키지 중 프로젝트 모듈인 PMS(프로젝트 관리시스템)를 도입한다. 이를 바탕으로 원가분석 능력을 높이고 수작업을 최소화하는 한편 견적작업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부산시설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어촌어항공단, 하남도시공사 등 공공기관·공기업은 'K-시스템 에이스 공공 ERP'를 도입한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