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빠르게 추격 중”...파죽지세 한국 ETF
美 유럽 이어 세계 3위로 커져
韓 다양한 상품 등장 빠른 성장세
18조 액티브 ETF 시장 먼저 형성
일본과 한국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 차이다. 1995년 ETF가 처음으로 등장한 일본에 비해 후발주자인 한국은 시장 규모는 열세지만, 다양한 상품을 쏟아내면서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증권은 ‘일본 ETF 시장의 기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고 최근 일본 ETF 시장 변화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17일 삼성증권과 글로벌 ETF 조사기관 ETFGI에 따르면 일본 ETF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4500억달러(약 583조원)에 이르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미국(6조3780억달러), 유럽(1조3330억달러) 시장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일본은행(BOJ)의 전체 ETF 보유자산이 50조엔을 넘는다. 중앙은행이 사실상 ETF 시장을 견인해온 셈이다.
반면, 국내 ETF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78조5000억원 수준까지 규모가 커졌지만 일본의 약 13% 수준이다.
개별 ETF로 보면 국내의 경우 2002년 상장한 코덱스(KODEX) 200 ETF의 순자산 규모가 6조원대로 가장 크다. 반면, 일본은 노무라자산운용의 일본 토픽스 지수를 추종하는 넥스트 토픽스(NEXT TOPIX) ETF 순자산총액이 16조6442억엔(약 163조원) 수준에 이른다. 한국의 코스피 지수와 유사한 토픽스 지수는 닛케이지수와 더불어 일본 증권시장을 대표하는 지수로 꼽힌다.
다만, 최근 ETF 시장 성장속도는 한국이 빠르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12~2022년 10년 간 신규 상장 ETF는 일본 2배 가량 증가한 반면, 한국은 5배 이상 늘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상장 종목 숫자도 한국이 666개까지 늘어난 반면 일본은 307종에 머물며 한국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시장 규모에 비해 연간 거래대금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ETF 시장 자체는 일본이 성숙돼 있지만 다양성과 유동성 면에서 한국이 앞서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균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은 선진 시장인 만큼 규모가 크지만 상품의 다양성이나 투자자들 참여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지수를 2배로 추종하거나 반대로 추종하는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는 추세”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거래되는 ETF는 국내 주식형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최근 개인 투자자들도 채권형과 해외주식형 ETF 투자규모를 늘리는 추세다.
한국과 달리 아직 액티브 ETF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것도 차이다. 한국의 경우 액티브 ETF 시장규모가 이달 14일 기준 18조800억원에 이른다. 전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은 올해 6월 중 액티브 ETF 제도를 확정하고 상장신청을 받을 예정”이라며 “한국 ETF는 추종하는 지수와의 상관관계가 70%인 반면 일본은 참조지수를 따르지 않되 구성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ETF 시장에서 올해 들어 반도체, 로봇, 자동차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 수익률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일례로 글로벌X 재팬 세미컨덕터 ETF는 올 초 이후 21% 수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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