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개의 눈’으로 본다···재난 컨트롤타워 대공개
지난 11일 오전 8시38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1층에 위치한 중앙재난안전상황실 대형 스크린에 알람이 떴다. 산불상황관제시스템 지도 화면의 강릉 난곡동 부근 야산 지점에 빨간색 산불 마크가 찍혔다. 강릉시 동부지방산림청과 강릉국유림관리소 등에서 산불 신고를 접수했기 때문이다.
2분 뒤인 8시40분 상황실에서 근무 중이던 사회재난 1팀장은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NDMS)을 통해 강릉시에 초동조치를 지시했다. 관계 기관 상황 전파, 재난 문자 발송, 인명 대피 등의 조치를 취하라는 내용이었다. 강릉시 담당자에게 문자메시지로 지시사항을 따로 발송했다. 대통령과 총리실 등 상급기관에도 긴급 단체문자를 발송했다.
그로부터 40분이 지난 9시20분 강릉시로부터 최초의 정식 상황보고가 NDMS를 통해 올라왔다. 상황실은 이를 토대로 대통령실과 총리실 등 상급기관에 산불 상황을 보고했다.
산불상황관제시스템 상에서 가장 가까운 예비진화대와 담수지, 소방헬기 위치를 찾아 긴급 출동을 지시하거나 협조를 요청했다. 해당 지역의 경사도와 나무의 종류 숲의 밀집도 정보를 토대로 산불의 진행 방향과 속도를 예측해 관계 기관에 공유했다.
강릉 산불 발생 당시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의 상황이다. 행정안전부는 18일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각종 재난상황에서 빠지지 않는 컨트롤타워다.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전쟁 상황에서 ‘워룸’과 같은 역할을 한다. 상황실 전면의 벽 대부분을 차지한 대형스크린을 통해 주요 자연재난과 사회재난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기상청의 방재기상정보시스템을 통해 홍수나 폭우 가뭄 등 자연재난을, 119소방상황관리시스템을 통해 전국 화재 상황을, 해양경찰청 해상선박모니터링시스템을 통해 각종 선박·해양 사고를, 산림청의 산불상황관제시스템을 통해 산불 상황을, 국토교통부의 국토교통정보시스템을 통해 전국의 고속도로에서의 사고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재난영상정보시스템을 통해서는 한국도로공사나 자치단체, 소방청, 산림청이 운영하는 4만여 개의 CC(폐쇄회로)TV 화면은 물론 헬기 공중 촬영 영상과 선박 해상 촬영 영상, 소방대원이 직접 촬영한 영상 등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NDMS를 통해 관할 자치단체와 경찰과 소방 등 소관 기관으로부터 실시간 보고도 받는다. 이렇게 파악한 재난 정보를 토대로 상황을 전파하고 대응 지시를 하며 초동 대응까지 맡는다.
다만 모든 재난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다. 상황판단 회의를 거쳐 주요 재난이라 판단되는 경우 대통령실과 총리실 등 상급기관에 보고를 하고 자치단체에 적절한 조치를 지시하며, 경찰과 소방 공공기관 등에 협조 요청을 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꾸려질 경우 재난 정보를 공유하고 중대본 회의와 상황점검 회의 운영을 지원한다.
상황실에는 행안부와 소방, 해경, 경찰, 국방, 산림 등 13개 중앙부처와 수자원공사·도로공사 등 5개 관계기관에서 95명의 인력이 모였다. 주간에는 17명, 야간에는 13명이 4교대로 24시간 근무한다.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2004년 소방방재청이 출범하면서 각종 재난상황에서 역할을 수행해왔다. 2009년 행안부에 재난위기종합상황실이 설치됐고, 2014년 국민안전처로 운영주체가 바뀌면서 명칭이 중앙재난안전상황실로 바뀌었다. 그러다 2017년 국민안전처가 행안부로 흡수됐고, 지난달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으로 상황실이 이전하면서 시설과 시스템이 한층 보강됐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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