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8개국 400여명이 참가한 유럽 당구축제 “부럽네”
3쿠션, 1쿠션 등 18개 종목…남녀 국가대항전도
3개국 74명 아시아캐롬선수권과 너무 대조적
‘亞캐롬강국’ 한국 베트남, 유럽 당구열기 부러울 따름
두터운 선수층과 탄탄한 인프라는 세계적이다.
하지만 좀 더 시야를 넓혀 아시아를 보면, 아쉽기 그지없다. 얼마전 양구에서 열린 아시아캐롬선수권에는 한국과 베트남, 일본 달랑 세 나라만 참가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막을 내린 유럽대륙 캐롬선수권은 부럽기만 하다.
유럽캐롬선수권대회인 ‘2023 유러피언챔피언십’은 지난 8일부터 9일간 튀르키예의 유명한 휴양도시 안탈리아에서 열렸다. 이 대회에는 18개국 400여 명이 출전, 18개 종목에서 각축을 벌였다. 개최국 튀르키예를 비롯해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 그리스 스웨덴 등 유럽 캐롬강국 선수들이 한 곳에 모여 3쿠션, 1쿠션, 예술구, 보크라인, 5핀 등 다양한 종목서 열전을 펼쳤다. 선수권을 넘어서 유럽 당구축제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과 베트남 두 나라가 우승을 다투는 아시아대륙과는 비교가 안된다.
세계 톱랭커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마르코 자네티(세계 4위)와 ‘넘사벽’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네덜란드)가 남녀3쿠션에서 우승했다. 또한 세계주니어3쿠션 챔피언 부락 하스하스(튀르키예)는 17세 나이로 U-25(25세 이하) 3쿠션 정상에 오르며 세계3쿠션 차세대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참가국이 많아 남녀부로 나뉘어 진행된 3쿠션 국가대항전도 부러웠다. 남자부에선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13위)와 코스탄티노스 코코리스의 그리스가 토브욘 브롬달(8위)-마이클 닐손의 스웨덴을 꺾고 우승했다. 여자부서는 클롬펜하우어가 모니크반엑스터와 함께 네덜란드를 정상으로 이끌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최종적으로 튀르키예(금4 은3 동5)가 종합 1위에 올랐고, 이탈리아(금4 은1 동3) 네덜란드(금2 은1 동5) 스페인(금2 은1 동2)이 뒤를 이었다. 유럽 각국 선수들이 각축을 벌이며 종합순위를 겨루는 모습은 대륙대회로 손색없을 뿐 아니라, ‘미니 올림픽’이라 해도 무방할 듯 하다.
올해 아시아선수권(제11회 아시아캐롬선수권대회)은 ‘코로나19’로 못열리다가 4년만에 개최됐다.
대회에선 폭발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한 조명우(10위, 실크로드시앤티, 서울시청)를 비롯, 한지은(성남당구연맹) 김도헌(수원당구연맹) 등 우리나라 선수들이 맹위를 떨쳤다.
하지만 참가국 수 등 대회규모면에서는 못내 아쉬움이 남았다. 아시아선수권에는 한국 베트남 일본 세 나라 선수 74명이 출전, 4종목서 승부를 겨뤘다. 18개국 400여명이 18개 종목서 자웅을 겨룬 유러피언챔피언십과는 너무 대비됐다.
한국과 베트남의 당구 열기와 인프라는 아시아수준을 넘는다. 특히 한국은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살 정도다. ‘당구황제’ 브롬달(스웨덴)과 클롬펜하우어는 MK빌리어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국 당구문화와 인프라가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파이브앤식스 오성규 대표는 “유럽 국가들이 아시아에 비해 3쿠션 선수층이 얕은 건 사실이지만 각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존재감이 확실하다. 더불어 유럽은 국가별로 1쿠션, 보크라인, 5핀 등 여러 캐롬종목을 다양하게 즐긴다”며 “특히 국가간 거리가 가까워 교류가 쉽고 잦기 때문에 대륙대회가 활발하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산업이나 스포츠 할 것 없이 시장은 판이 커야 성장할 수 있다. 열기와 인프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열기와 인프라면에서 남부러울 것 없는 한국 당구팬으로서 마치 대륙축제처럼 열리는 유럽당구 환경이 부러울 따름이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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