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통장 나왔다…빅테크의 금융 침공
美 평균 은행이자 10배
스마트폰 기반 편의성
중소은행 돈 흡수할듯
◆ 애플 생태계 확장 ◆
세계적 빅테크 기업 애플이 연 4%대 이자를 지급하는 예금 상품을 내놓으면서 금융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미국 중소형 은행들에서 예금 인출이 증가한 가운데 고수익 상품으로 돈이 몰리는 '머니 무브'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17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애플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연리 4.15%인 예금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저축예금 평균 이자율(0.37%)의 10배가 넘는다. 미국 전체 은행이 내놓은 예금 상품 중에서도 금리가 열한 번째로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계좌 개설에 따르는 수수료나 최소 예금 요건도 없다. 계좌에 예치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연방예금보험공사의 지급보증 상한선인 25만달러로 설정했다.
제니퍼 베일리 애플 부사장은 "애플은 소비자가 돈을 절약하는 동시에 더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우리 목표는 사용자가 더 건강한 금융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2014년 모바일 결제 '애플페이'에 이어 2019년 골드만삭스와 제휴해 신용카드인 '애플카드'를 선보였다. 최근엔 선결제 후지불 서비스인 '애플페이 레이터'를 출시하며 금융 영토를 확장해왔다.
이번 예금 상품 출시는 금융사업에 보폭을 넓히던 애플 행보의 정점으로 해석된다. 특히 은행권 위기가 애플에는 소비자를 흡수할 호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해 3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 예금 8000억달러가 인출됐다"며 이자율이 낮은 중소은행에서 자금이 인출돼 애플과 골드만삭스 계좌로 대대적인 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분기 찰스슈와브, 스테이트스트리트, M&T 등 미국 대형 금융회사들에서 인출된 예금 규모는 600억달러(약 79조원)에 이른다. 애플이 금융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아이폰과 같은 하드웨어 판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미국 대표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2016년 계열사를 통해 소매금융에 진출한 이후 누적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애플의 손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애플이 만약 한국에서도 유사 서비스를 내놓으려면 국내 은행 사업자와 협업해야 하지만 당장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진영태 기자 /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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