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금융인들 "한국, 연기금·기업금융 강점 살려야"
한인금융인협회 회원 설문
잠재역량 대비 낮은 인지도
세계적 대기업 많고 AI강점
연기금 자금력도 매력 꼽아
20년 추진 금융허브 육성책
응답자 60%가 '모른다' 답해
금융사 글로벌화 갈길 멀어
美진출 韓금융사 점수 물으니
10점 만점에 5.11점에 그쳐
63%가 "정부 규제 최대 문제"
폐쇄적 기업 문화도 풀어야
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시장이 17일(현지시간) 매경미디어그룹 간담회에서 한국 금융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세계 금융 중심지 뉴욕 월가에서 한국 금융사의 존재감은 여전히 미약해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에서 활약 중인 한인 금융인들조차 한국 금융회사와 일해 본 경험이 적고 한국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매일경제가 18일 개최하는 '2023 뉴욕 글로벌금융리더포럼'을 앞두고 한인금융인협회(KFS)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한국 금융권에서 자평한 해외시장 성과와 미국 내 평가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한국 금융회사와 비즈니스 업무를 진행한 경험 유무와 업무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중 40%는 '일해 본 경험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미국 내 굴지의 금융회사들은 한국 회사 경쟁력을 높게 보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금융사와 업무 파트너로 함께한 경우에도 '만족도가 낮았다'는 비중이 34.3%(매우 불만족 11.4%, 불만족 22.9%)였다. '매우 만족했다 또는 만족했다'는 비중(25.7%)에 비해 불만족 의견이 더 많았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금융회사 성과를 점수(10점 만점)로 묻자 평균 5.11점을 기록했다. 한국 금융산업의 국제 경쟁력이 낮은 원인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복수 응답)의 62.9%가 정부 규제를 지적했다. 한국 기업문화의 폐쇄성이 54.3%로 2위를 기록했고, 글로벌 네트워크 부족(28.6%), 경직된 노동시장(22.9%)이 뒤를 이었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해법(복수 응답) 역시 정부의 규제 완화, 개방적인 기업문화를 택한 응답자가 각각 48.6%로 가장 많았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금융회사들이 투자를 이끌어낼 만한 전략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전략이 없다'(28.6%)·'모른다'(25.7%)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한 응답자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브랜딩"이라며 "한국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고품격이라는 점을 전략적으로 브랜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인 금융인은 삼성을 비롯한 글로벌 대기업의 존재, 국민연금공단 및 한국투자공사(KIC)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한국 금융의 글로벌 경쟁력으로 많이 꼽았다. 싱가포르나 홍콩에 비해 한국의 강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45.7%가 세계적인 대기업이 많다는 점을 선택했다. 한국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빅테크 등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의 강점이 25.7%로 그 뒤를 이었다. 연기금을 선택한 비중도 20%였다. 다만 한 응답자는 "한국은 연기금과 국부펀드 규모가 매우 크지만 관료주의가 심하고 단기 성과에 지나치게 집중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국민연금은 지방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 중앙정부·지방정부·금융권이 꾸준히 '한국을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키우겠다'면서 각종 비전을 제시하고 있지만, 미국에선 그 내용을 잘 알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 '동북아 금융허브 로드맵'을 발표한 지 20년이 흘렀고,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금융의 국제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응답자 중 60%는 이런 정책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남은 40%는 해당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내용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뉴욕 특별취재팀=송성훈 금융부장(팀장) / 박용범 기자 / 윤원섭 기자 / 김인오 뉴욕 특파원 / 강계만 워싱턴 특파원 / 문지웅 기자 /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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