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3세들 경영수업 한창...사촌경영 자리 잡나
(지디넷코리아=류은주 기자)SK그룹 3세들이 주요 계열사에서 경험을 쌓으며 경영수업이 한창이다. 최태원 회장의 자녀들은 아직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지 않지만, 최 회장의 사촌인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 최성환 사장은 주요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경영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남과 장녀가 현재 계열사에 재직하며 주요 경영진으로부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장남 최인근 씨는 올해 초 SK E&S 자회사 ‘패스키’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SK E&S 전략기획팀에 입사하며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지 2년 만에 자리를 옮긴 셈이다.
■ 삼촌과 전 비서실장에게 경영수업
패스키는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핵심 계열사는 아니지만 SK그룹 배터리사인 SK온의 고위급 임원들이 포진해 있는 미국 법인이다. 패스키는 투자회사 성격으로 SK E&S가 인수하거나 지분을 투자한 기업들을 관리한다. 최 매니저는 이곳에서 에너지솔루션 사업 개발업무를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삼촌인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패스키 이사회의장과 최고투자책임자를 겸직하고 있다. 최영찬 경영지원총괄사장이 대표(CEO)를 맡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는 박종욱 부사장이다.
최재원 부회장이 SK그룹 에너지 사업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는 만큼 삼촌에게 직접 경영수업을 받을 수도 있다. 최영찬 패스키 대표는 SK 비서실 출신으로 지난해 SK온 경영지원총괄로 임명된 후 같은해 연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종욱 부사장은 SK그룹 공채 출신은 아니지만 2017년 영입된 후 재무관련 요직에서 일한 재무통이다.
최 매니저가 경영수업을 받는 패스키는 사실 양지보다는 험지에 가깝다. SK E&S 손자회사 패스키는 새로운 사업에서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패스키는 전기차 관련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와 전기차는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SK그룹의 미래먹거리기도 하다. 통상적으로 오너일가 자제가 그룹의 주요 사업부서에 투입되는 만큼 최 매니저 역시 그룹의 주요 먹거리 중 하나인 에너지 관련 사업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는 분석이다.
■ 장녀, 신약개발 TF 참여…차녀, 휴직하며 프로보노 활동
최 회장 장남의 발령 소식에 다른 자녀들의 역할도 주목을 받는다.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 팀장은 현재 SK바이오팜과 지주사 SK의 신약개발 태스크포스(FT)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3남매중 가장 먼저인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하며 경영수업에 첫발을 뗐다.
최윤정 팀장은 2019년 휴직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생명정보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전공을 살려 SK바이오팜에 복직해 경험을 쌓고 있다. 신약개발 TF에는 최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장동현 부회장,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 등을 비롯한 실무진 1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TF는 수 많은 TF 중 하나지만 오너일가 자제가 참여하고 있다보니 과도하게 주목을 받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2019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한 차녀 최민정 팀장은 현재 휴직 상태다. 지난해 초까지만해도 'CES 2022'에 참석해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스타트업 무료 자문을 하기 위해 휴직계를 냈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원격 의료 스타트업 '던'에서 자문역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무보수로 자문 활동을 하고 있으며, 입사 전부터 이같은 프로보노 활동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휴직 신청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 한지붕 두가족 사촌경영…3세들도 대물림할까
SK그룹은 사촌경영으로 익히 알려진 그룹이기도 하다. 그동안 잡음없는 사촌경영을 이어왔지만, 계열분리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과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계열 분리 여부가 재계의 관심사다.
최창원 부회장은 현재 SK디스커버리의 지분 37.54%를 보유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지분율은 0.31%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SK디스커버리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더 높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SK그룹 측은 계열분리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SK네트웍스의 경우 SK가 41.18%(10일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기 때문에 분리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2021년 10월 최신원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 다시 계열분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이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고 경영 전면에 나서며 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성환 사장은 2021년 이후 보유 중인 SK 지분을 팔고 SK네트웍스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 개인 기준 최대주주가 됐다. 재계는 최 사장이 지속적으로 SK네트웍스 지분을 늘려나갈 것으로 관측한다.
부친 최신원 전 회장의 지분율(0.88%)을 넘어선 최 사장의 지분율은 2.77%(10일 기준)다.
류은주 기자(riswell@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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