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1만2000원 요구 노동계 ‘투쟁’ 외쳐…최저임금 논의 시작부터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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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가 18일 첫 회의를 열었으나 논의를 시작하지도 못한 채 파행했다.
'시급 1만2000원'을 내년 최저임금으로 요구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 인사들이 회의장에서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라'며 투쟁 구호를 외쳤고, 공익위원들은 이를 문제삼으며 불참했다.
그런데 회의장에서 근로자위원 9명이 아닌 노동계 인사들이 '물가 폭등 못 살겠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하라!', '권순원 공익위원 사퇴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투쟁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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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전 양대 노총, 권순원 공익위원 사퇴 촉구
일찌감치 내년 최저임금 ‘1만2000원’ 주장…月 250만원
최저임금위 “시위자 퇴장 요청했으나 불응…
근로자위원, 협의 응하지 않고 퇴장”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가 18일 첫 회의를 열었으나 논의를 시작하지도 못한 채 파행했다. ‘시급 1만2000원’을 내년 최저임금으로 요구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 인사들이 회의장에서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라’며 투쟁 구호를 외쳤고, 공익위원들은 이를 문제삼으며 불참했다.
고용노동부 산하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저임금위 제1차 전원회의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회의장에서 근로자위원 9명이 아닌 노동계 인사들이 ‘물가 폭등 못 살겠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하라!’, ‘권순원 공익위원 사퇴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투쟁 구호를 외쳤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위 첫 회의에 앞서 이날 오후 2시 회의 장소인 프레스센터 앞에서 공익위원 9명 중 한 명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권 교수가 윤석열 정부에 노동시장 개혁 과제를 권고한 미래노동시장연구회에서 좌장을 맡았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근로자위원인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은 “권 교수는 사용자 편향적이고, 정부 입맛에 맞는 어용교수”라고 주장했다. 역시 근로자위원인 민주노총 박희은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 성장론을 폐기하자 정부와 경영계 입장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을 벼랑으로 내모는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노동계 인사들은 기자회견에 이어 첫 회의가 열리는 회의장까지 들어와 손팻말을 들고 ‘투쟁’ 구호를 외친 것이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9명 중 한 명으로 위원장을 맡은 박준식 한림대 교수는 사무국 직원들에게 장내 정리와 근로자위원이 아닌 노동계 인사들이 이석을 요청했다. 그러나 노동계 인사들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박 위원장을 포함한 공익위원 9명은 출석하지 않았다.
공익위원들이 입장하지 않자 회의장에 들어와 자리에 앉아 있던 사용자위원 9명은 퇴장했다. 근로자위원들은 오후 3시 55분쯤 회의 무산을 선언하고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다음 회의 개최 일정도 잡지 못한 채 회의가 무산된 것이다.
최저임금위는 회의가 열리지 못한 데 대해 “일부 시위자들이 회의장에 진입해 특정 공익위원 사퇴를 요구하는 장내 시위를 했다”며 “사무국은 시위자들에게 수 차례 퇴장을 요청했으나 응하지 않았고, 이를 논의하기 위한 협의에도 근로자위원 측은 응하지 않고 퇴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위원장이 정상적인 회의 진행이 어렵다는 공익위원들의 건의를 수용해 전원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최저임금위 제1차 전원회의는 빠른 시일 내에 세종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최저임금위는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등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근로자위원 9명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이거나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사들이다. 사용자위원은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경영계 인사들이다.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의 입장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기 때문에, 주로 학계 인사들로 구성된 공익위원들의 의견이 최저임금에 많이 반영된다.
앞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2000원을 요구했다. 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9620원보다 24.7% 오른 금액이다. 올해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주 40시간 근무에 주휴수당을 포함한 월 209시간 기준으로 201만580원이다. 양대노총이 요구하는 내년 최저임금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월 250만8000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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