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도 年이자 4% … 적용한도 100만원 아직은 '찻잔속 태풍'
하나은행과 손잡고 작년 출시
포인트에 이자 혜택까지
"금융·플랫폼 합종연횡 활발땐
서비스 한도 늘어날수도"
미국에서 애플통장발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면, 국내에서는 네이버·삼성·하나은행 연합군이 비슷한 서비스를 구축하는 중이다. 네이버가 애플이 하는 플랫폼 역할을 맡고, 하나은행이 애플과 손잡은 골드만삭스 역할을 하는 형태다. 애플페이 결제처에서 아이폰으로 오프라인 결제를 하는 것은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삼성페이 결제를 하는 것과 같다.
현재 네이버페이를 제공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이나 삼성페이를 운영하는 삼성전자가 국내 은행권과 손잡고 향후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한다면, 그래서 은행-네이버파이낸셜-삼성페이가 모두 이어진다면 애플통장과 유사한 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시중 상품 중에서 이번에 애플이 내놓은 '애플 세이빙'과 가장 유사한 국내 서비스는 네이버파이낸셜과 하나은행이 함께 출시한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이다.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빠르게 출시된 사례다. 지금도 어떤 은행 통장이든 네이버페이에 연결할 수 있지만, 고객에게 계좌 소개나 안내 등을 하려면 '판매대리중개업 등록'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을 생략해준 것이다.
다만 다른 하나은행 통장과 달리 이 상품은 네이버페이가 직접 연결돼 있어 따로 충전하지 않아도 계좌 잔액에서 바로 결제된다. 연 최대 4% 이자를 제공하는 것은 애플통장과 비슷한데, 적용 한도가 100만원으로 적고 가입 인원도 50만명으로 제한이 있다. 결제처에 따라 사용 금액의 최대 3%를 적립해주는 것도 비슷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애플통장 같은 금융 상품이 출시될 수 있다. 현재 은행·카드·빅테크 등 업권별 제한이 있긴 하지만 기업들이 제휴하면 얼마든지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그 과정에서 감독당국과 논의는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페이 서비스는 현대카드를 통해 국내에서도 가능하다. 이에 대응해 네이버파이낸셜은 삼성페이와 오프라인 결제를 연동시켰다. 네이버페이 가맹점에서 온라인 결제 시 삼성페이를 일반 결제수단으로 쓸 수 있게 됐고, 오프라인에서도 삼성페이가 네이버페이의 결제수단 중 하나로 추가됐다. 300만개가 넘는 삼성페이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 앱으로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삼성페이를 활용해 네이버페이를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더라도 아직 네이버페이에 등록된 기존 카드를 통해서만 결제가 가능하고 선불 충전금으로 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을 통한 결제도 불가능한 셈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추후 충전금을 통한 결제를 서비스할 계획이다.
애플은 지난달 애플페이를 이용해 선구매 후지불(BNPL)할 수 있는 '애플페이 레이터' 서비스를 내놨다. 한국에서는 금융위원회가 2021년 후불 결제에 한도(30만원)를 부여했고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쿠팡도 일부 소비자를 대상으로 '나중결제'라는 이름으로 30만원 미만의 '외상 결제'를 허용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지급결제 서비스를 중개하는 플랫폼 역할을 통해 '준금융사'로서 도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에서도 금융과 플랫폼업 간 합종연횡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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