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남성의원 아내들이 여의도에 모였다

정대연 기자 2023. 4. 18. 17: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 배우자 모임’인 ‘동행의힘’이 18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비공개 워크샵을 열었다. 정대연 기자

국민의힘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의 여성 배우자들이 18일 여의도에서 모였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 특강을 듣고, 친목을 다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들을 “최고의 정예 장수”라고 치켜세웠다. 총선을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 지도부가 배우자들까지 ‘줄 세우기’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 배우자 모임’인 ‘동행의힘’은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비공개 워크샵을 열었다. 오찬을 포함해 6시간 동안 행사가 진행됐다. 동행의힘 회원 약 200명 가운데130여명이참석했다. 당직을 맡은 윤재옥 원내대표, 유상범·강민국 수석대변인, 장동혁 원내대변인, 구자근 당대표 비서실장 등 배우자와 박진 외교부·권영세 통일부 장관 배우자 등이 보였다. 3·8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와 경쟁했던 안철수 의원·천하람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 등 배우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여성 배우자’만 가입 대상이라 여성 국회의원·당협위원장의 남성 배우자는 초청 받지 못했다. ‘정치는 남성이 하고, 여성은 내조한다’는 가부장적 인식이 드러난 셈이다.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총 250~260명 가운데 약 80%(약 200명)가 남성이다.국민의힘 국회의원 115명 가운데 여성 의원은 21명(18.3%)이다.

워크샵은 김기현 대표 배우자인 이선애씨(동행의힘 대표)의 개회사로 시작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국민의힘이 나아갈 길’을 주제로 강연했다. 박 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막가파 입법 폭주에 집권여당이 민생 입법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도 각각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과 세계 8강 외교 전략’과 ‘국가교육과 역사·미래’를 제목으로 특강했다. 이 위원장은 친일과 독재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은 2015년 역사 국정교과서 발간 당시 편찬심의위원을 지냈다.

김 대표와 윤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도 행사장을 찾아 인사말을 했다. 김 대표는 ‘남편들보다 배우자들이 더 고생 많다. 계속 힘써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김 대표 등은 배우자들과 단체 사진을 찍은 뒤 자리를 떴다.

배우자 모임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게 여당 내 평가다. 대선 후 모임을 갖고자 했으나 이준석 대표 체제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불안정성이 길어지면서 성사되지 못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대선 때 배우자들의 역할이 필요해서 모임을 재정비했다”며 “민주당은 배우자 모임을 정기적으로 해온 데 반해 우리 당은 한동안 모임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워크샵은 2015년 김무성 대표 체제에서 열렸던 행사 이후 8년 만에 개최된 것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도 워크샵 참석을 검토했다가 막판에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다시 모든 게 정상으로 하나씩 복구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배우자들을 “전투로 따지면 최고의 정예 장수”라고 이르면서 “같이 모여서 고민하면서 해야 될 일을 분담하는 협업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배우자 워크샵 외에도 우리 당원들이 국정을 어떻게 잘 이끌어 나갈 것인지 지혜를 모으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의원은 총선 공천을 앞둬 당 지도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시점에 배우자들까지 ‘집결’시키는 모습이 불편하다며 배우자에게 모임 사실 자체를 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