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배터리 탈중국이 관건" 현대차 美전기차 시장 대응 해법은

조은효 2023. 4. 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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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울어진 보조금 정책...'테슬라, GM, 포드' 수혜 집중
1분기 미국 전기차 점유율 80% 육박
유일했던 제네시스 GV70도 IRA보조금 탈락
일본, 독일차 등 美공장 건설 가속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8월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의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는 모습.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자국 전기차 기업에 대한 노골적인 보조금 밀어주기 정책으로 현대차그룹의 북미 전기차 사업에 제동이 불가피해졌다. '기울어진 보조금' 정책으로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 2위까지 올랐던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4위까지 내려앉은 실정이다. 이미, 올해 1·4분기 테슬라·제너럴모터스(GM)·포드 등 미국 전기차들의 자국시장 점유율이 80%에 육박한 상황에서 이번 보조금 정책까지 가동되면 현대차그룹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GV70, 왜 탈락했나..."SK온, 中비중 낮춰야"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이 아메리칸'정책으로 크게 기울어진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현대차의 대응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되고 있다.

우선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을 조기 완공한다는 '속도전'이다. 아울러, 예외적으로 전기차 보조금이 허용되는 리스 등 상업용 판매를 늘리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미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글로벌 전기차 업계를 상대로 가격 경쟁에 돌입한 테슬라나 미국 정부의 지원 아래 급격히 체급을 불리고 있는 GM, 포드 등을 상대하기에 매우 불리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10월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주요 인사들이 공장 건설을 알리는 첫 삽을 뜨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7월 시장점유율 13%까지 오르며 미국 전기차 2위까지 올랐던 현대차그룹의 지위는 GM에게 뺏긴 상태다.

게다가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자국에 유리하도록 설계돼 보조금 경쟁력까지 밀리게 됐다. 미국 앨라바마 공장에서 올초부터 생산이 시작돼 유일하게 IRA의 보조금 지급 대상이었던 제네시스 GV70은 보조금 편입 약 2개월 여 만에 강화된 전기차 배터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이날 보조금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GV70에 장착되는 SK온의 배터리에 중국산 광물과 부품이 대거 사용됐기 때문이다. IRA의 전기차 보조금 세부 요건은 배터리 핵심 광물의 경우 미국산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40%이상 조달해야 하고, 배터리 부품은 미국산을 50% 이상 탑재해야 한다. GV70은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IRA는 북미 지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종을 대상으로, 배터리 부품(대당 3750달러)과 배터리 핵심 광물 요건(3750달러) 충족시 총 7500달러의 보조금(세액공제)을 지급한다. 배터리는 개별 차량에 맞춰 맞춤형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현재로선 SK온이 중국공장에서 만드는 물량(배터리 셀) 외에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공급할 여력이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기아 아메리카의 스티븐 센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단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면서 "전체 산업에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SK온이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와 지난해 5월 총 10조2천억 원을 투자해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세우고, 미국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연간 129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 3곳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 SK온 제공.

"공은 배터리 업계에 넘어갔다"
문제는 2025년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이 완성된 이후다. 조지아 공장이 가동돼도 공급받는 배터리가 IRA 배터리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으면, 온전히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미국은 이미 배터리 광물 부품은 2029년까지 미국산으로 100%로 채워야 하며, 배터리 광물은 2027년까지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로부터 80%를 공급받아야 100%보조금이 지급될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의 미국 공장이 현대차와 기아의 현지 배터리 공급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단기간에 배터리 핵심 부품·광물의 탈중국화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현재로선 현대차그룹과 이들 배터리 업체들간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생산물량에 대한 구체적인 물량 공급 계약도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은 지난해 11월 양측 간 북미 배터리 공급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 이상의 내용은 진전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포드, GM 등 미국 완성차와 혼다 등 일본차들이 배터리 업체와 짝짓기를 가속화하고 있어 현대차도 북미 배터리 공급처 물색을 위해 더 이상 여유를 부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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