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채 이어 MBS·은행채까지 쏟아진다
MBS 발행규모도 40조 육박
은행채 매달 20조 만기도래
초우량 채권 발행 증가에
시중자금 쏠림현상 우려
올해 들어 한국전력 회사채(한전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부터는 주택저당채권(MBS·주택이나 토지를 담보물로 발행되는 채권)과 은행채 발행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용등급 최상위 AAA급 초우량물 발행이 늘어날 경우 자금 쏠림 현상이 벌어져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자금 조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한전채의 4월 이후 연말까지 순발행 예상 규모는 11조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적자 33조원을 낸 한국전력은 올해에도 13조원가량에 달하는 적자가 예상된다. 전기요금 인상이 지연되면서 운영 자금이 부족해지자 한전은 올 들어 4월 초까지 9조원가량의 채권을 발행했다. 이 가운데 순발행액이 7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상보다 많은 한전채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공사채 발행이 예고돼 있어 회사채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달 5조원가량 발행된 MBS는 특례보금자리론 한도(39조6000억원)를 모두 채울 경우 MBS 발행 규모가 4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 주택 구매자에게 최저 3%대 후반의 고정금리로 소득에 관계없이 최대 5억원을 대출해주는 주택담보대출이다.
기존 보금자리론에 일반형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을 통합해 1년간 한시적으로 요건을 완화했고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한 대환 수요로 지난 1월 말 도입된 이후 두 달 만에 26조원이 몰렸다. 현재 특례보금자리론용 MBS가 발행되지 않은 가운데 통상 대환 신청 후 3개월 정도의 시차가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달부터 MBS 발행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발행 제한으로 발행이 저조했던 은행채도 다음달부터 발행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채 발행 한도가 이달부터 기존 만기 도래 물량의 100%에서 125%까지 완화된 데다 다음달부터 9월까지 매달 20조원의 만기가 도래하는 등 올해 말까지 145조원가량의 은행채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채, MBS, 은행채발 수급 부담은 하반기 크레디트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AA- 3년물 금리 차이)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초우량물 발행 확대가 크레디트 시장의 수요를 구축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초우량 채권 발행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A등급 이하 비우량 등급 회사채나 여신전문채권(카드·캐피털사 회사채)의 자금조달 수요를 잡아먹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달 들어 재개된 회사채 발행시장에서도 비우량 등급 회사채는 대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GS엔텍(GS글로벌 보증·A), 쌍용씨앤이(A), 동화기업(A-) 등은 예정된 발행 물량을 채우지 못하며 미매각에 그쳤다. 다만 한전채, MBS, 은행채 등 우량물의 발행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와 같은 자금 조달 쏠림 현상이 재연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3분기 한전채와 은행채 발행 증가에 따른 발행 부담이 컸던 가장 큰 원인은 수요 부진"이라며 "발행 부담을 단순히 발행 규모만을 가지고 말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금리 상승기였던 지난해와 달리 현재는 금리 하락기인 데다 채권시장의 주요 수급 주체인 기관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크레디트 채권을 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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