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조금 제외' 발표한 날 … 中 달려간 韓·유럽 전기차
◆ 미∙중 車 패권 경쟁 ◆
미국 정부가 17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을 공개하며 앞으로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되는 전기차를 모두 미국 브랜드로 채웠다. 미국 내 현지 생산과 배터리 요건 등을 맞추기 위해 최소 2~3년 시간이 필요한 한국과 유럽의 완성차업체들은 최근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나 문호 개방에 나선 중국 시장을 일제히 두드리기 시작했다. 프리미엄 전동화 모델을 앞세워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공략함과 동시에 '북미(미국·캐나다·멕시코) 최종 조립 조건'을 맞출 때까지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브랜드 중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 선봉에 나선 기아는 18일 개막한 '2023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현지 맞춤형 전동화 계획을 공개했다.
김경현 기아 중국법인 총경리는 "2030년까지 중국에서 연간 45만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으며, 이 중 40%를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는 올해 EV6를 시작으로 매년 최소 1종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고, 2027년까지 모두 6종의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 말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5, 내년엔 7인승 대형 SUV인 EV9, 2025년엔 준중형 엔트리급 SUV, 2026년엔 프리미엄 세단 등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또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과 함께 전기차 충전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고, 현지 충전회사와 제휴해 충전 네트워크 확장도 추진한다.
독일 폭스바겐은 브랜드 첫 중대형 순수 전기 세단인 'ID.7'을 공개했다.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TP) 기준 주행거리가 최대 700㎞에 달한다. 그러면서 폭스바겐은 "중국 맞춤 모델인 'ID.7 비전(Vizzion)'이 올해 출시되며, 중국 사양은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출시는 내년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마이바흐 브랜드의 첫 순수 전기차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를 상하이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슈퍼카 브랜드인 마이바흐가 전기차를 내놓는 것도 달라진 모습이지만, 이를 SUV 형태로 공개했다는 점에서 현장의 이목을 끌었다.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도 전기 SUV 쿠페인 '폴스타4'를 처음 선보이는 장소로 상하이를 택했다.
상대적으로 전동화 전환 타이밍이 늦은 일본 도요타도 상하이 모터쇼에서 2종의 배터리전기차(BEV) 콘셉트 모델을 선보였다. 도요타는 엔트리급 세단인 'bZ 스포츠 크로스오버'와 패밀리 SUV인 'bZ 플렉스스페이스'를 내년 출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처럼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중국 전기차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브랜드와 직접적인 경쟁을 하기보다는 플래그십 모델과 같은 한 차원 다른 차량을 선보여 시장에 침투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중국에서 팔린 전기차 수는 500만대를 넘어서며 압도적 세계 1위(63.3% 비중)를 기록했다. 동시에 지난해 세계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최상위 완성차업체 7곳 중 3곳도 중국 회사였다. 비야디(BYD), 상하이자동차, 지리(Geely) 3곳의 글로벌 판매 비중만 합쳐도 30%에 육박한다.
비야디의 경우 올해 출시 예정인 보급형 전기차 '시걸'의 목표 판매가를 불과 1만달러(약 1300만원)로 설정했다. 반면 폭스바겐 'ID.2올'과 테슬라 보급형 전기차 가격은 각각 2만5000유로(약 3600만원)와 2만5000달러(약 3300만원)로 예상된다. 한국·유럽·일본 업체의 전기차가 현지에서 중국 브랜드와 가격 경쟁을 펼치긴 어렵다는 의미다.
다만 이러한 글로벌 업체의 중국 공략 전략에 반신반의하는 시각도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미 중국에는 '니오'처럼 럭셔리 전기차를 생산하는 업체가 다수"라며 "미국 테슬라와 중국 현지 업체로 채워진 시장에서 틈새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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