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투자해서 생기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최소 ‘2710만t’
국민연금이 한 해 동안 ‘간접적’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양이 최소 2710만tCO2e(이산화탄소환산톤)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18일 ‘국민연금 2040 넷제로 달성 방안 토론회’를 열고, 국민연금의 ‘금융배출량’을 공개했다. 금융배출량은 금융 기관이 투자, 대출, 보험 등 금융 자산을 운용하며 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 투자할수록 금융배출량이 늘어난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과 ESG 전문 평가기관인 후즈굿은 국민연금이 보통주를 가진 국내기업 1168개 중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시한 312개를 대상으로 금융배출량을 산정했다.
국민연금의 금융배출량은 2021년 말 기준 2710만3018tCO2e으로 2021년 한국의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6억7950만t)의 3.98% 규모였다.
금융배출량을 분야별로 보면 소재와 에너지가 각각 42%를 차지했다. 반도체는 8%, 운송은 3%였다.
기업별로는 한국전력공사의 금융배출량이 1035만tCO2e으로 가장 높았다. 포스코홀딩스(726만tCO2e), 삼성전자(123만tCO2e) 등이 뒤를 이었다. 에쓰오일(S-Oil), LG화학, 대한항공, 롯데케미칼, 쌍용씨앤이, SK하이닉스, 고려아연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연금의 금융 배출량은 2019년 약 3746만tCO2e에서 2020년 3372만tCO2e을 거쳐 2021년 2710만tCO2e으로 줄었다. 매출액 대비 탄소집약도도 10억원 당 122.62tCO2e에서 94.81tCO2e로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국민연금의 한전, 포스코 지분이 줄어든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OSIF는 2050년 이전, 이르면 204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한 KOSIF 수석연구원은 “제5차 국민연급 재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은 2040년 1755조로 정점에 도달한 이후 급격히 소진될 것으로 전망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며 “환경적 당위성을 넘어, 투자자산의 미래 가치를 향상 시켜서 연금 기금의 고갈 시점을 늦춰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연금 기금의 평균 수익률을 1% 높인다면 기금의 고갈 시기를 5년 정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더해 KOSIF는 국민연금이 직접 금융배출량을 산정하고 관리할 것, 기후 투자를 늘리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기후 정책 지지 활동 등 적극적인 기후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토론자로 나선 손석호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팀장은 “국민연금이 탄소중립을 하고,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철회한다면 자본시장에서 탄소중립 자금을 계속 조달하는게 힘들어질 것”이라며 “국민연금 탄소중립 선언은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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