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꿈틀…금태섭, 신당 창당 시사에 김종인 "도와줄 것"
이상민 "거대 양당, 유통기한 지나…재활용 불가능"…합류 시사
(서울=뉴스1) 정재민 박기범 기자 =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시사했다.
지난 대선 이후 정치권과 거리 두기를 이어가고 있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금 전 의원의 신당 창당을 "용기 있는 시도"라고 평가하며 신당에 대한 지원 가능성을 밝혔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준비모임' 토론회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선에서 30석 정도를 차지할 수 있는 정당이 나타난다면 한국 정치를 밑바닥부터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며 "유권자들은 당장 내년 총선에서 1, 2당 자리를 차지할 세력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기존 정치 문제점을 정면으로 지적하고 고쳐나갈 수 있는 세력이 등장한다면 얼마든지 선택을 고려할 것"이라고 제3세력 출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지금 (거대) 양당은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를 설계할 능력이 전혀 없다"며 "이제는 정치 불신이 극도에 달했기 때문에 사람 중심이 아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세력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새로운 정치세력 출현 필요성에 동의했다.
김 전 위원장은 토론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금 전 위원장이 추진하는 제3세력에 합류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더 이상 정치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금 전 의원이 용기를 갖고 그런 시도를 하니 내가 옆에서 도와줄 능력이 있으면 도와줄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 도움 방법에 대해서는 "두고봐야 한다. 내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부연했다.
김 전 위원장은 "20년 동안 소위 자칭 진보, 보수 정당이 교대해서 집권했는데 당면한 문제가 하나도 해결된 게 없다"며 "국민들이 각성하면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할 수 있고, 새 정치세력이 등장하면 현 제도에 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제3세력의 성패 요인으로 ‘국민들의 각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무엇을 지향하느냐는 것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국민들이 스스로 각성하지 않으면 해결할 방법이 없다"며 "국민 각성이 어느 정도까지 가느냐에 미래가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금 전 의원은 신당 창당 시점에 대해 "서둘러서 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대단히 어려운 길이다. 정치인들이 비슷한 고민을 공유하지만 실제로 깨고 나오기 쉽지 않다. 저는 그 길을 걸을 것이고 차차 준비되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의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도와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에 함께 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누가 어떻게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각 정당은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어떤 문제를 다뤄야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쳐다봤다"며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인물 중심으로 간다면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김 전 위원장은 "여당이 되면 대통령 중심으로 대통령당을 만들어 버린다"고 했다. 또 "집권당이 되면 정상적 기능을 못하고 대통령 얼굴만 보는 정당이 된다"며 "지금 정부도 똑같다"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미 거대양당의 유통기한은 지났다. 재활용은 불가능하다"며 "정당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최근 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자정기능을 포기했다. 시정 기능이 멈춰있다"며 "공직선거의 경우 몇십 만원만 주고받아도 형사처벌이 되고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당내에서 온정주의에 젖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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