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붙이고 남학생 다 떨어뜨려” 지시한 교장 ‘유죄→무죄’ 왜?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2023. 4. 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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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특성화고등학교 교장이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에서 면접위원들에게 "남학생을 떨어뜨리고 여학생을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더라도 전형위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 씨는 한 특성화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6년 11월 신입생 입학전형 위원회 사정회의 중 합격권에 들지 않은 학생을 선발하라고 전형위원인 교사들에게 부당하게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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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특성화고등학교 교장이 신입생 입학 사정회의에서 면접위원들에게 “남학생을 떨어뜨리고 여학생을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더라도 전형위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지난달 30일 사건을 전주지법에 파기 환송했다.
A 씨는 한 특성화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6년 11월 신입생 입학전형 위원회 사정회의 중 합격권에 들지 않은 학생을 선발하라고 전형위원인 교사들에게 부당하게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고등학교는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신입생 40명을 선발하기로 했는데 A 씨는 42등 학생을 합격시키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전형위원들이 일부 지원자의 포트폴리오·면접 점수를 변경해 42, 45위였던 학생이 합격권에 들어왔고 36, 39위 학생은 불합격권으로 밀려났다.
당시 면접위원들 중 일부가 해당 학생의 면접 태도가 불량하다며 면접 점수를 올려 합격시키는 것이 부당하다고 항의하자 A 씨는 “참 선생님들이 말을 안 듣네”, “여학생 하나 붙여요. 남학생 다 떨어뜨리고”, “거기서 거기라면 또 엄한 소리 뒤에 가서 하느니 여기서 여학생 하나 집어넣고”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논의 과정에서 성비를 고려한 논의가 계속 진행됐고, 입학전형위원장으로서 사정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봐야한다. A 씨가 부당한 목적으로 신입생선발 과정에 개입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입학전형위원장이더라도 면접위원들에게 이미 산정된 면접 점수를 변경하라고 요구할 권한은 없고, A 씨의 발언으로 면접위원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것을 염려해 지시에 따르게 됐다"며 1심을 뒤집고 A 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전형위원들은 최초 총점에 따른 순위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하고 면접 점수가 조정될 수 있음을 (사전에) 양해했다. 면접 점수 조정은 회의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전형위원들은 누구를 선발할지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 피고인이 전형위원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거나 위력을 행사해 전형위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A 씨가 입학 관련 청탁을 받거나 부정한 의도가 있었다고 볼 정황이 없던 점도 판단 근거로 고려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지난달 30일 사건을 전주지법에 파기 환송했다.
A 씨는 한 특성화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6년 11월 신입생 입학전형 위원회 사정회의 중 합격권에 들지 않은 학생을 선발하라고 전형위원인 교사들에게 부당하게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고등학교는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신입생 40명을 선발하기로 했는데 A 씨는 42등 학생을 합격시키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전형위원들이 일부 지원자의 포트폴리오·면접 점수를 변경해 42, 45위였던 학생이 합격권에 들어왔고 36, 39위 학생은 불합격권으로 밀려났다.
당시 면접위원들 중 일부가 해당 학생의 면접 태도가 불량하다며 면접 점수를 올려 합격시키는 것이 부당하다고 항의하자 A 씨는 “참 선생님들이 말을 안 듣네”, “여학생 하나 붙여요. 남학생 다 떨어뜨리고”, “거기서 거기라면 또 엄한 소리 뒤에 가서 하느니 여기서 여학생 하나 집어넣고”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논의 과정에서 성비를 고려한 논의가 계속 진행됐고, 입학전형위원장으로서 사정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봐야한다. A 씨가 부당한 목적으로 신입생선발 과정에 개입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입학전형위원장이더라도 면접위원들에게 이미 산정된 면접 점수를 변경하라고 요구할 권한은 없고, A 씨의 발언으로 면접위원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것을 염려해 지시에 따르게 됐다"며 1심을 뒤집고 A 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전형위원들은 최초 총점에 따른 순위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하고 면접 점수가 조정될 수 있음을 (사전에) 양해했다. 면접 점수 조정은 회의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전형위원들은 누구를 선발할지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 피고인이 전형위원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거나 위력을 행사해 전형위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A 씨가 입학 관련 청탁을 받거나 부정한 의도가 있었다고 볼 정황이 없던 점도 판단 근거로 고려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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