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8형' 논의했지만 … 유엔 안보리 또 '빈손'
"북한은 지금도 핵개발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개회의를 열고 북한의 첫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문제를 논의했지만 빈손으로 끝났다. 북한이 지난해부터 ICBM만 11차례 발사했지만 안보리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한 채 교착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회의는 북한이 지난 13일 처음으로 고체연료를 사용한 화성-18형 ICBM을 시험 발사한 직후 한국·미국·일본 등의 요청에 따라 소집됐으며 약 1시간30분간 진행됐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북한의 거듭되는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안보리가 이번에도 행동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불법 행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버라 우드워드 주유엔 영국 대사도 "안보리가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하며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ICBM을 두둔하는 논리를 지속적으로 펼쳤다. 장쥔 주유엔 중국 대사는 "미국이 한반도 인근에서 핵 항모와 B-52 폭격기 등을 동원해 군사훈련을 한 것이 북한을 불안하게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토권을 지닌 중국과 러시아가 재차 북한을 두둔하고 나섬에 따라 의장 성명 등 안보리 차원의 대응 논의는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이날 회의는 종료됐다.
당사국으로 회의에 참석한 황준국 주유엔 한국 대사는 중국과 러시아의 궤변을 반박하며 안보리의 역할과 상임이사국의 책임을 강조했다. 황 대사는 "북한이 국제규범을 완전히 무시하고 안보리와 사무총장을 터무니없이 조롱하는 것은 참담하다"며 "지난해 5월 두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 이후 안보리가 침묵을 지키며 동북아시아의 위험한 상황에 국제사회가 무감각해지는 것도 개탄스럽다"고 꼬집었다.
황 대사는 "다시 한번 분명히 말하는데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이 한미연합훈련에 의해 촉발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북한은 자체 각본에 따라 시험을 실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올해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지 30년이 되는 해"라며 "북한은 NPT에 가입했다가 이를 악용해 핵무기를 개발한 유일한 국가"라고 밝혔다.
황 대사는 "NPT 체제상 핵국가인 동시에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기도 한 5개국이 더욱 특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NPT는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5개국을 제외하고, 나머지 국가들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약이다.
황 대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은 안보리 제재 이행 약화 및 안보리 기능 마비를 이용해 자신의 계획에 따라 핵·미사일 프로그램 고도화를 위한 시간을 벌고 있다"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재원 조달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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