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B·S로 부산 상징?…시민단체 “시 깃발 디자인 변경 철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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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시의 상징물인 심벌마크를 변경하고, 이 마크를 활용한 시기(市旗) 디자인 변경을 추진하면서 지역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참여연대, 부산민예총, 부산작가회의 등 시민단체는 18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 상징물인 시기변경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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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시의 상징물인 심벌마크를 변경하고, 이 마크를 활용한 시기(市旗) 디자인 변경을 추진하면서 지역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참여연대, 부산민예총, 부산작가회의 등 시민단체는 18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 상징물인 시기변경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시가 내놓은 시기 변경안은 ‘졸작’이며, 시기 변경을 위한 조례 개정안을 휴일을 포함한 6일 동안만 입법예고 해 시민 의견 수렴도 충분하지 않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시는 지난달 10일 도시브랜드위원회를 열고 도시상징 디자인을 확정했다. 새로운 심벌마크는 부산의 영문자 BUSAN 중 B와 S를 색깔, 각도 등을 활용해 입체화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심벌마크는 바다와 갈매기, 오륙도를 활용해 부산을 표현했다.
이에 따라 시는 심벌마크가 들어가는 시기 디자인을 변경하기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6일간 ‘부산광역시 시기 조례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19일부터 시작되는 부산시의회 회기 중 해당 조례가 통과되면 시기 디자인 변경이 최종 확정된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시기 디자인이 부적절하다고 강조한다. 세계 주요 도시의 시기는 이해도와 친근감을 높이기 위해 그 도시의 역사와 상징물 등을 기반 삼아 비언어적으로 형상화하는 게 일반적인데, 부산의 새로운 시기는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무엇인지 인식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한글이 아닌 영문자를 형상화한 것도 시민단체의 손가락질을 받는 대목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한글 초성을 독창적으로 활용해도 모자랄 판에, 영어 약자를 담은 시기를 대단한 성과인 양 제시하고 있다. 영어 약자를 시기에 활용하는 것은 영어가 모국어인 국가에서도 흔하지 않은 일이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남송우 고신대 석좌교수도 “시기는 부산을 상징하는 만큼 도시의 문화와 정신이 담겨야 하는데, 단순 영어 머리글자로 된 시기는 시민으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민단체는 시기 변경과 관련된 절차적 문자도 지적한다. 부산을 상징하는 시기를 바꾸려면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통상 20일 안팎인 조례 입법예고 기간이 이번에는 휴일을 포함해 6일밖에 되지 않아서다. 시민단체는 “세계적으로 사례를 찾기 어려운 ‘영어 약자’ 시기 변경을 추진한다면, 시민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야 했다. 새로운 시기가 만들어지는 가정이 왜 이렇게 졸속 추진됐는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새로운 심벌마크 디자인은 시 홈페이지와 지하철 역사, 시민참여단 설문조사 등을 통해 시민 10만여 명의 의견을 듣고 채택했다. 한글 자음을 활용한 디자인도 후보에 있었지만, 설문조사에서 채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산 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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