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돈봉투’ 존재 알았나?…녹취록 속 정황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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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자신과 상관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8일 <제이티비시> (JTBC)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20여일 앞둔 2021년 4월10일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과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송 전 대표가 돈봉투를 보고 받은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제이티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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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자신과 상관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 단서가 된 언론이 공개한 녹취를 보면 송 전 대표가 ‘돈봉투’를 알고 있었다는 쪽으로 해석이 가능한 대화가 등장한다. 수사의 종착지는 결국 송 전 대표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18일 <제이티비시>(JTBC)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20여일 앞둔 2021년 4월10일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과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송 전 대표가 돈봉투를 보고 받은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녹취에서 강래구 상임감사위원은 이 전 사무부총장에게 “성만이 형이 좀 연결해줘서 그거 좀 나눠줬다. 그렇게 얘기를 했어 내가. 영길이 형한테” “‘성만이 형이 준비해준 거 가지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송 전 대표가)아유 잘했네 잘했어' 그러더라고”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가 알았다는 쪽으로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날 제이티비시는 “(선거를 돕는) 누구 얘기를 하길래 ‘참 열심히 하네요' 그랬더니만 영길이 형이 그러더라고. ‘그래서 안 그래도 내가 조금 처리해줬어 더 열심히 하라고' 영길이 형이 뭐 어디서 구했는지 그런 건 모르겠지만 많이 처리를 했더라고”라는 강 상임감사위원의 통화내용을 인용해, 송 전 대표가 따로 돈봉투를 나눠준 정황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에스비에스(SBS)>가 17일 ‘검찰이 확보한 녹취’라며 “민주당 당대표 경선 직전인 2021년 4월말께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게 ‘송영길 전 대표가 (강)래구가 돈 많이 썼냐고 묻더라’고 말하는 내용이 나온다”고 보도한 것 역시 송 전 대표가 강래구 상임감사위원의 자금조성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대화다. 같은 날 제이티비씨(JTBC)가 보도한 녹취의 취지도 비슷하다. 녹취에서 이성만 민주당 의원은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과 통화로 돈봉투 전달 방식을 논의하면서 “내가 송(영길 전 대표) 있을 때 같이 이야기했는데”라고 말했다.
때문에 검찰이 송 전 대표의 ‘돈봉투’ 인지 여부를 조사하는 건 불가피해보인다. 다만 송 전 대표가 ‘돈봉투’를 지시했는지, 인지했는지 또는 묵인했는지 등에 따라 그의 혐의와 처벌 수위는 달라질 수 있다. 검찰이 관련자들로부터 송 전 대표의 관여 정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진술받으냐에 달려 있다.
송 전 대표를 기소하려면 최소한 그가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검찰이 입증해야 한다. ‘돈봉투’를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캠프의 정점인 당대표 후보라는 위치에 있었고, 이런 행위로 이득을 누리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인지’만으로도 공범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1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타인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불법이 행해진 것을 인지하고도 묵인했다면 (공범으로) 검찰이 기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만약 송 전 대표가 ‘지시’했다면 처벌 수위는 더 세진다.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살포’를 알고도 적극 제지하지 않았거나, ‘돈봉투 살포’가 끝난 뒤 뒤늦게 알았다면 공범으로 처벌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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