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압구정 최고 49층 이상 개발 '만지작'
현재 역 주변 3종 주거지역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상향
내주 구역별 주민설명회 열어
"신통기획안에 개발방향 담겨"
서울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 일대에 대한 '재건축 개발' 밑그림이 다음주에 공개된다.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주변은 준주거지역으로 용도가 오르는 방안이 유력해 '초고층 개발'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압구정 2~5구역에 대한 신속통합기획안(신통기획안)을 마련했고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주민들에게 이를 소개한다. 신통기획 주민설명회를 압구정 2·3구역은 25일, 압구정 4·5구역은 26일에 각각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준비된 기획안에 대해 주민 의견을 수렴한 후 조만간 확정안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민간과 재건축 정비계획안 초안을 함께 만드는 제도다. 서울시가 초기 단계부터 개입해 향후 심의를 빨리 통과할 수 있는 계획안을 잡아주는 게 특징이다. 통상 신통기획안을 토대로 주민들이 더 세부적인 정비계획안을 짠 후 구청에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하는 절차를 밟는다.
이번 기획안에는 압구정 아파트를 초고층으로 재건축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와 압구정 2~5구역 주민들이 그동안 아파트 최고 층수를 기존 35층에서 49층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해왔기 때문이다. 서울시도 올해 들어 35층 층수 규제를 폐지하는 등 스카이라인을 다양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압구정역 인근은 용도지역이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오르는 방안이 유력하다. 서울시가 최근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며 지하철역 인근 용지의 용도를 줄줄이 높여주고 있어서다. 압구정역 인근에 위치한 압구정3구역은 덕분에 기존보다 늘어난 용적률을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 선택에 따라 최고 층수가 49층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는 셈이다. 일례로 준주거지역으로 종 상향이 된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최고 층수를 65층으로 하는 재건축 계획안을 짜고 있다.
한강변 전면부에 위치한 단지의 최고 층수가 15층에서 20층으로 확대될지도 관심사다. 이미 선례가 있기 때문에 한강변 첫 주동은 무난히 20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달 서초구 신반포2차 아파트 신통기획안을 발표하며 한강변과 가장 가까운 아파트 높이를 20층으로 적용한 바 있다. 이렇게 되면 일부 단지의 한강 조망권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층수를 높여주는 대신 서울시는 한강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공공기여를 받을 계획이다. 가장 유력한 것은 압구정동과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을 잇는 보행교를 건설하는 비용을 기부채납받는 방안이다. 서울시는 보행교가 생기면 한강 위에서 일출이나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마련되는 신통기획안이 곧 '지구단위계획'인 것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압구정 아파트지구를 현대적인 도시관리기법인 지구단위계획으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통은 개발의 가이드라인 성격인 지구단위계획을 먼저 마련하고 그에 맞춰 정비계획을 짜는 게 순서다. 그러나 압구정 2~5구역이 신통기획에 참여하게 되며 두 가지를 동시에 만드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에 나오는 신통기획안은 곧 지구단위계획으로 봐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획안이 마련되고 정비구역 지정을 받기까지 보통 수개월이 걸린다"며 "구역을 지정하기 전에 지구단위계획을 먼저 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압구정 아파트지구는 전체 6개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이 중 2~5구역만 신통기획에 참여하고 있다. 압구정 6개 구역에 포함된 아파트는 모두 24개 단지, 1만468가구, 구역면적은 총 92만9511㎡에 달한다. 대부분 지어진 지 30~40년이 지나 강남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장으로 꼽힌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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