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포스트 700억·일동홀딩스 300억… CB 발행으로 사업확장
삼일제약·CMG제약 100억대 CB
신약개발 등 투자금 마련에 올인
올 들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10곳이 신약개발 자금과 공장설비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부채부담을 줄이면서 미래 먹거리가 될 신약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금을 마련하려는 목적이다.
1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일제약,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지놈앤컴퍼니, CMG제약, HLB사이언스 등 10개 기업이 올해 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달 17일 삼일제약은 120억원의 CB를 발행해 공장시설 투자금에 사용할 계획이다. 안과 전문 제약사인 삼일제약은 지난해 4분기에 베트남 점안제 CMO(위탁생산) 공장을 완공했고 현재 총 생산라인 8개 가운데 3개만 설비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에는 KGMP(한국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목표하고 있다. 삼일제약의 CB 만기이자율은 4.5%로 내년 4월부터 전환을 청구할 수 있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 생산공장 운영을 위해 400억원 어치 CB를 발행했다. 다만 표면금리와 만기이자율 모두 6%로 상대적으로 고금리로 발행하고 모회사인 에이프로젠이 전액 인수하기로 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지놈앤컴퍼니도 혁신신약 임상연구를 위해 이달 23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해당 자금은 올해 130억원, 내년에 100억원 사용할 예정이다. 지놈앤컴퍼니는 면역항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GEN-001'과 독일 머크의 바벤시오 병용 요법으로 위암 대상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MSD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병용 요법 담도암 대상 임상 2상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셀루메드도 이달 mRNA(메신저리보핵산) 효소 개발과 EV(전기차) 제품 개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50억원의 CB를 발행했다. 금리는 5%다.
지난달에는 CMG제약이 146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CMG제약은 조달한 자금을 마티카홀딩스(Matica Holdings)의 지분취득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인 마티카는 차바이오텍과 CMG제약이 각각 84.4%, 1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CMG제약은 만기일까지 1.5%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은행보다 싼 이자율로 투자금을 마련한 사례다.
HLB사이언스는 패혈증치료제 임상에 필요한 R&D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2월 200억원의 CB를 발행했다. HLB사이언스가 이번에 발행한 CB의 만기이자율은 2% 수준이다. 2021년에 유유제약은 R&D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300억원의 CB를 발행했는데, 만기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로 해 주목받았다. 유유제약 측은 "기관들이 유유제약의 미래가치를 믿어준 결과 제로금리로 발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CB는 투자자들이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청구에 나설 경우 자금 경색에 빠질 우려도 있다. 자금사정이 여유로우면 쌓아놓은 현금으로 상환하면 돼 문제가 되지 않지만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바이오벤처 기업의 경우 상환청구로 재정부담이 생길 수 있다. 전환가액은 채권자가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때 기준이 되는 금액인데, 주가가 전환가액에 미치지 못하면 채권자가 주식 전환 대신 풋옵션 행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일동홀딩스, 코오롱티슈진, HLB, 메디포스트 등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풋옵션 행사 가능일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가 전환가액 한도를 밑도는 기업들이 있어 주목된다. HLB, 유유제약, 일동홀딩스, 코오롱티슈진, 메디포스트는 현재 주가보다 주식전환가액이 더 높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현금이 있는 기업들은 사정이 나쁘지 않지만 자금사정이 넉넉지 않은 바이오벤처 기업은 CB로 고생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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