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움직임에 DB하이텍 주가 ‘들썩’…DB, 또다시 지주사 전환? [비즈360]

2023. 4. 1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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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주회사에서 벗어난 DB그룹이 또다시 내년에 지주회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선 DB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DB하이텍의 주가가 5만원 중반을 넘어서면 올해말 '지주회사 요건'을 다시 충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최근 지분 매입의 이유는 온전히 DB하이텍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있다"며 "DB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의도 등 다른 이유가 전제된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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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펀드, DB하이텍 지분 사들여
주가 상승으로 지주회사 요건 재충족 가능성
강성부 KCGI 대표 “주주가치 제고 목표, 다른 이유 없다”
사진 왼쪽부터 강성부 KCGI 대표,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 김남호 DB그룹 회장 [각 사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올해 지주회사에서 벗어난 DB그룹이 또다시 내년에 지주회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 펀드인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I)가 DB하이텍 지분을 최근 일부 인수하면서 이러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DB가 지주사 전환을 하게 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DB하이텍의 지분을 수천억원을 주고 매입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DB가 DB하이텍에 대해 보유한 지분(12.42%)의 시가는 약 3826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말 강성부 대표의 대표적인 행동주의펀드 KCGI가 DB하이텍의 지분을 7.05% 매입하면서, 연초 3만7500원 수준이던 DB하이텍의 주가는 이날 6만9400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선 DB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DB하이텍의 주가가 5만원대 중반을 넘어서면 올해말 ‘지주회사 요건’을 다시 충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매년 말 기준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고 자회사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 이상인 회사는 지주회사로 전환된다. 이 경우 2년 내에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30%이상 획득해야 하는 규제를 받게 된다. 다만 이같은 요건이 2년 중 한해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지주회사에서 탈피하게 된다.

DB는 DB하이텍의 연말 주가가 7만2700원이던 2021년에 지주회사로 전환됐다. 당시 투자 주식 등(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가치가 4000억원을 넘어서며 지주회사 요건을 모두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난해 연말에는 DB하이텍 주가가 3만7150원을 기록하며 투자 주식가치가 약 2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주회사를 탈피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최근 다시 주가가 7만원 가까이 상승,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경우 올해 말 기준으로 다시 지주회사 전환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내년부터 2년간 DB가 DB하이텍의 지분을 최소 17.58% 매입해야 한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약 54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지분 매입이다. DB의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121억원에 불과하다.

DB하이텍 반도체 제조 관련 업무 모습[DB하이텍 제공]

강성부 KCGI 대표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최근 지분 매입의 이유는 온전히 DB하이텍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있다”며 “DB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의도 등 다른 이유가 전제된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가를 중심으로 시장 일각에서는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과 아들 김남호 DB그룹 회장 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 창업회장이 2021년 3월과 4월 DB와 DB하이텍의 상근 경영고문으로 각각 복귀하고, 지난해 말 DB김준기문화재단이 보유하고 있던 DB 보통주 864만주를 시간외매매로 대량 매입, 자신의 DB 지분율을 11.61%에서 15.91%로 급작스럽게 늘렸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아들 김 회장(16.83%)과의 지분 격차는 1%포인트 이내로 좁혀졌다. DB 측은 이런 시장 분석이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강 대표는 “향후 DB하이텍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방향에 부합한다면, 김 창업회장이 되든 김 회장이 되든 어느 쪽이든 협력할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반도체 공급망과 칩 위탁생산업인 파운드리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산업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DB하이텍 관련 논의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DB하이텍이 비메모리산업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파운드리사업에 진출해 십수년간 악전고투 끝에 사업을 성공시켰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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