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정진상 집에서 돈 줬다"…집 구조 직접 그리며 증언
"2019년엔 집, 2020년엔 도청서 돈봉투 전달"
유동규, 정진상 집 구조 직접 그려가며 설명
대장동 수익 '428억 원' 약정설에 대해서도
"정진상, 김용과 모두 협의된 내용이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2019년 9월과 2020년 10월에 각각 3천만 원씩을 건넸다고 말했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은 당시 찾아간 정진상 전 실장의 자택 구조를 직접 그림으로 그려가며 돈을 전달한 상황을 증언했다.
"집 찾아가서 3천만 원 전달"…정진상 집 구조 그린 유동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8일 뇌물과 부정처사 후 수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 전 실장의 공판을 진행했다. 정 전 실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유 전 본부장은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9년 9월 정진상 전 실장의 자택을 찾아가서, 또 이듬해 10월에는 구(舊) 경기도청 사무실에 가서 각각 3천만 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은 당시 찾아간 정진상 전 실장의 집 구조를 직접 그림으로 그려가며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9년 8월 무렵에 정 전 실장으로부터 5천만 원을 달라는 요구를 받았는가'라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 돈이 필요하다면서 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돈 1천만 원과 지인에게 빌린 2천만 원을 합쳐 3천만 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분당 구미동에 있는 정 전 실장의 아파트 부근 편의점에 가서 비닐봉지와 봉지 과자를 구입했는가'라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그렇다. 제 기억으론 은행 건너편 코너에 있는 편의점으로 기억한다"라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비닐봉지 2장을 겹쳐서 500만 원 현금 묶음 6개를 넣고, 그 위에 봉지 과자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305동 인근에 차를 주차하고 정 전 실장의 집으로 올라갔다고도 말했다. 그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을 이용해 올라간 것에 대해선 "당시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몇 층인지 나오니까 괜히 걱정이 돼 엘리베이터를 안 타고 계단으로 올라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인종을 누르니 정 전 실장이 나왔고, 집 안이 어두웠다"라고 밝혔다. 이후 유 전 본부장은 "직접 그려서 보여주면 안 될까요?"라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문을 열면 왼쪽이 거실이고, 앞쪽에 방이었나 화장실이 있었다"라며 "오른쪽은 부엌이었다"라고 말했다.
재판부가 '중문이 있었는가?'라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없었고 바로 왼쪽이 거실이었다. 소파가 있었고 봉지에 있는 돈을 쏟아서 보여줬다"라며 "특별한 얘기는 없이 '형, 나 갈게요'라고 말하고 나왔다"라고 답했다.
"2020년 10월엔 경기도청서 건넸다"…입고 갔던 코트 제시
증언을 계속 이어간 유 전 본부장은 2020년 10월엔 구 경기도청 내 정 전 실장의 사무실을 찾아갔고, 정 전 실장이 있는 자리에서 자신이 직접 서랍에 돈을 넣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증인(유동규)은 정 전 실장에게 줄 3천만 원을 정민용 변호사에게 받은 사실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지하주차장 3층인가, 4층에서 받은 기억이 있다"라고 답했다.
그렇게 받은 돈을 구 경기도청으로 찾아가 정 전 실장에게 전달했다는 것이 유 전 본부장의 주장이다.
유 전 본부장은 '정민용 변호사로부터 받은 3천만 원을 1천만 원씩 편지봉투 3개에 나눠 담아서 입고 있던 코트에 넣어서 경기도청으로 갔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말했다.
검찰이 '어떤 옷인지 기억이 있는가'라며 유 전 본부장 소유의 여러 외투 사진을 제시하자 유 전 본부장은 직접 해당 코트를 지목하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코트 같은 것이어서 안쪽 주머니와 바깥 주머니에 돈 봉투를 넣어서 갔다"라며 "안 주머니에 하나씩 봉투 두 개를 넣었고, (바깥) 주머니 하나에 넣어서 간 기억"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 전 실장은 사무실에 앉아 있었고, 서랍 제일 밑에 넓고 폭이 큰 서랍이 있었는데 거기다 (돈 봉투를) 넣고 닫은 기억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은 김만배 씨 소유의 천화동인 1호의 지분 중 428억 원을 자신과 정진상 전 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갖기로 했다는 이른바 '428억 원 약정설'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만배 씨가 대장동 사업 수익의 일부를 증인과 정진상, 김용에게 주기로 한 내용이 증인과 정진상, 김용 사이에도 모두 공유되고 협의된 것인가'라는 검찰 질문에 "모두 협의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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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0ho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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